가장 크게 요동친 건 채소류였다. 주로 밥상에 오르는 주요 채소의 경매물량이 총 4356톤으로 27일 8889톤에 비해 51% 줄어든 대신 가격은 두 배 가량 뛰었다.
30일 서울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가락시장에서 거래를 마친 시금치(4kg/상) 가격은 29일 평균 9만5362원으로 28일(4만2532원)에 비해 두 배 이상 올랐다. 열무 역시 1만9799원으로 전일(9387원) 대비 1만원 넘게 상승했다. 쪽파와 아욱도 두 배 상승 대열에 합류했고, 돼지고기값 보다 6배 비싸진 상추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한때 경매가가 12만2000원으로 치솟기도 했다.
올해 최악의 가뭄과 폭염, 태풍 등 잇따른 자연재해로 농산물값은 최근 5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상추값은 29일 평균 9만8157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3.7배나 폭등했다. 2개월 전보다는 약 8배, 가장 낮게 가격이 형성됐던 2009년(1만627원)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가까이 오르는 기현상을 보였다. 열무가 6배, 시금치 5배, 양상추 2배 등 밥상에 오르는 채소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던 과일도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가 많아 추석을 앞두고 과일선물세트 가격도 평균 20% 정도 오를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배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의 경우 낙과 피해면적은 배 3161㏊, 사과 185㏊나 됐다. 사과 주산지인 예산과 배 주산지인 천안 등 충남에서는 2000여 과수농가가 2473㏊에 이르는 피해를 봤다. 경남에서도 농작물 피해규모 1912㏊ 중 수확을 앞둔 사과, 배의 피해 면적이 1519㏊로 79.4%나 차지했다. 전국적으로 9294㏊의 과수원이 낙과 피해를 입었다. 이 결과 이날 서울가락시장의 청과 반입량은 818톤으로 지난 27일 2129톤에 비해 1/3 수준으로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채소값 강세가 최악의 경우 추석 밑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가뭄과 폭염으로 작황이 워낙 안좋은데다가 태풍으로 상품 공급도 정상이 아니다”며 “채소값 고공행진이 추석 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