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 조작’ 파문으로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국 2위 은행 바클레이스가 또다른 비리로 영국 당국의 수사망에 올랐다.
바클레이스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을 피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카타르 국부펀드에 지급한 수수료와 관련해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클레이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뇌물 증여와 경제 사범을 단속하는 영국 중대부정수사국(SFO)으로부터 ‘바클레이스와 카타르홀딩스 간 특정 상업협정에 근거한 지급에 관해 수사를 개시했다’는 내용의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조사는 이미 시작됐고 서류 제출을 요구받았다”고 전했다.
기밀사항이라며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SFO는 영국 금융감독청(FSA)과도 연계해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FSA는 바클레이스가 카타르투자청(QIA)에 지급하기로 합의한 수수료에 대한 내용을 충실히 공개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클레이스는 지난달 QIA에 대한 지급과 관련해 FSA로부터 크리스 루카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현직 고위 간부와 전직 간부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SFO와 QIA 측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소식은 바클레이스의 도덕적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를 다시한번 일깨워준다는 지적이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6월 런던은행간금리(LIBOR, 리보)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미국과 영국 당국에 2억9000만파운드(약 5214억원)의 벌금을 냈다.
이 사건으로 마커스 에이지어스 회장과 로버트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 등 3명의 최고위 경영자가 사임했다.
QIA 사건까지 터지면서 3주 전 신임 회장직에 취임한 데이비드 워커 경의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CEO 자리는 여전히 공백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