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줄어든 근무시간 '생산성 공백'은 어떻게?

입력 2012-08-3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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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근무 폐지 합의한 현대차 노조 ‘생산성’딜레마

현대자동차 노사가 공장을 가동한지 45년 만에 밤샘 근무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남은 쟁점은 수북하다.

근무시간을 줄이는 대신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데 ‘방식’을 두고 노조원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노조원들은 신규채용 없이는 자칫 노동 강도만 세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넘어야 할 산이다. 현대차 직원들은 근무시간은 줄지만 받는 임금은 늘어난다. 노조가 심야 할증 수당을 못 받는 대신 사측은 수당 감소분을 통상급으로 보전해주기로 했다.

협력업체는 경영상황이 어려워 현대차의 근무방식 전환을 따라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만 귀족노조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현대차 노사는 30일 주야 2교대제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하는데 잠정 합의했다. 기존에는 1조가 오전 8시~오후 6시50분, 2조는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까지 일했다.

내년 3월에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 1조가 오전 6시40분~오후 3시20분, 2조는 오후 3시20분~다음 날 오전 1시10분까지 조업하게 된다.

하루 근무시간이 기존 10시간+10시간에서 8시간+9시간으로 3시간 가량 줄어든다.

이번 합의의 최대 쟁점은 줄어든 근무시간 공백을 어떻게 메꿀 것이냐는 데 있다. 현대차 노사는 노동강도를 지금보다 30UPH(시간당 생산대수) 올리기로 한다는 큰 틀만 정해놨다.

추가 인력 신규채용 필요성에 대해서는 내년 3월 ‘시행해 본 뒤 결정하자’는 어정쩡한 합의만 이뤄논 상태다. 때문에 일부 현장 조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한 관계자는 “근무 시간 축소는 신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것이 선순환이다”며 “이 같은 요구가 지켜지지 않으면 반쪽 자리 합의다”고 말했다.

사측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30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규모의 적정성 논란이 있다. 현대차는 매년 수천억원씩 생산설비에 신규 투자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차종이 바뀔 때마다 생산설비에 추가로 투자하고 있는데 3000억원 역시 이 같은 일환일 뿐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생산성 향상이 생산설비 고도화 작업이 아닌 직원들의 노동강도 높이는 데만 의존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합원은 내달 3일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일부 현장 조직들은 31일부터 부결 운동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져 최종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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