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에 힘입어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0.13포인트(0.69%) 오른 1만3090.84에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7.10포인트(0.51%) 뛴 1406.58를, 나스닥지수는 18.25포인트(0.6%) 상승한 3066.96으로 각각 거래를 마감했다. 이로써 3대 지수는 지난달 말보다 오른 상태로 8월을 마감, 월 기준으로는 3개월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주최로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올해 연례 심포지엄에서 ‘금융위기 후 금융정책’에 대한 강연을 통해 “경기 자극과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필요에 따라 추가 완화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단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지만 고용보고서 등의 경제지표 향배에 따라 추가 완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고용 상황을 감안했을 때 QE3는 시간 문제인 셈이다.
그는 실업률 개선 문제를 ‘중대 사안(grave concern)’으로 규정, “고용시장의 개선은 참혹할 정도로 더디다”며 “장기간 미 경제에 구조적인 손상을 입힐 것”이라고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날 연설은 9월12~13일로 예정된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2주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시장은 버냉키가 잭슨홀 강연에서 QE3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줄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는 지난 2010년에도 이곳에서 양적완화에 대한 힌트를 줬었다.
이후 연준은 두 차례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해 경기를 자극하고자 했다. 그러나 3년 넘게 실업률을 8%대 이하로 낮추지 못하고 있다. 7월 미국 고용지표에서는 고용자 수가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실업률은 8%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오는 7일 발표 예정인 8월 고용보고서에서는 비농업 부문의 고용자 수가 11만~12만명 정도로 증가할 것이라고 시장은 예상했다. 그러나 노동 참여율이 회복돼 실업률은 지난번보다 악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달 7일 발표되는 8월 실업률과 일자리 창출 등의 고용지표 등을 고려해 12~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부양책 시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키코프의 블루스 매케인 프라이빗 뱅킹 부문 최고투자전략가는 “내 기억으로 실업률에 대해 버냉키 의장이 사용한 표현 중에선 이날이 가장 강력했다”며 “이것으로 차기 고용보고서의 중요도가 한층 더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지표가 크게 부진을 보일 경우 당국은 행동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수석 이코노미스트 역시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볼 때 추가 통화 확대 정책 시행 가능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시카고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8월 PMI는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예상보다 부진했다. 전문가 예상치는 53.2이고, 7월 PMI는 53.7였다.
지난 7월 미국 제조업 수주 실적은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설비투자 지표인 자본재 수요는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7월 제조업 수주(공장주문)가 전월 대비 2.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항공기를 제외한 자본재 수주는 4.0% 감소해, 지난주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국방 제외 자본재 수주 감소세 3.4%보다 더 큰 폭으로 수주 실적이 줄었다.
페이스북이 실적 실망에 5.4% 빠지며 18달러선에서 턱걸이했다. 페이스북은 올해 매출이 50억4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61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던 시장을 실망시켰다.
애플은 0.2% 상승한 665.24달러로 4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인텔은 2.3%, 마이크로소프트도 1.6%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