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毒酒) 수난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고급술의 대명사로 통하던 위스키의 감소세가 두드러지고 있고, 한국의 대표 술 소주 역시 맥을 못추고 있다. 불황이면 소주를 찾는다는 속설도 들어맞지 않는 모습이다.
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술 소비는 2008년 최고치를 보인 후 내리막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고도주인 위스키는 2008년 330만326 상자(500㎖x18병/출고량)에서 지난해 262만3289 상자로 무려 20% 넘게 줄었다. 상반기로만 따지면 30% 넘게 감소했다. 평균 5% 포인트씩 빠진 셈으로 업계에서는 위스키의 추락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바닥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
위스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고 평가받고 있는 한국 대표술 소주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최근 불황으로 소주 소비가 소폭 증가했다는 보도가 이어졌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소주도 2008년 1억1606만 상자(360㎖x30병)로 최근 5년간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1억914만 상자로 7% 가량 줄었다. 2009년 1억886만 상자로 급감한 후 3년이 지났지만 원상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이처럼 독한 술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저도주들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도주 맥주(국내산)의 경우 2008년 1억8615 상자(500㎖x20병)에서 지난해 1억7169만 상자로 1500만 상자(약 8%) 줄어들었다. 수치로 보면 소주 소비량 보다 더 줄어들었지만 이는 수입맥주가 상쇄해 소비량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외국 맥주의 경우 수입 물량이 10년새 3배 가까이나 늘었고 시장 점유율이 5%대를 웃도는 등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국내 맥주 소비 감소를 수입맥주가 상쇄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올해 폭염과 올림픽 효과로 올 하반기에는 맥주 소비가 더 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도 맥주 소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0.82%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