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는 16%, 운용사는 41%가 자본잠식 상태

입력 2012-09-0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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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소형 증권.자산운용사 M&A시장 매물로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와 금융투자사간의 과다 경쟁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의 자본잠식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증권사 62곳 중 16.1%인 10곳이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이 가장 높은 곳은 코리아RB(58.8%)이며 뒤를 이어 비오에스(47.3%), 알비에스아시아(29.8%), 애플투자(22.5%), 한맥투자(17.4%), 바클레이즈(9.5%), 한국SC(4.4%), 바로투자증권(1.8%), IBK투자증권(1.3%), 토러스(0.7%) 순이다.

자산운용사 82곳 가운데 41.5%인 34곳이 자본잠식 상태로 10곳 중 4곳이 자본잠식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운용사 중 처음으로 퇴출된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자본잠식률이 77.2%에 달했다.

한주(71.8%), RG에너지(70.2%), 에스크베리타스(67.6%), 베스타스(64.1%), 마이애셋(47.8%), 블랙록(46.9%), GS(44.1%), 아쎈다스(42.7%), 더커(41.0%) 등은 자본잠식률이 40%가 넘었다.

또한 지지(36.2%), JP모간(16.9%), 도이치(16.3%) 등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HDC(-3.7%), LS(-2.3%), 골든브릿지(-4.7%), 알파에셋(-7.1%), 현대스위스(-1.4%) 등은 아직 자본잠식 상태는 아니지만 `경고등'이 들어왔다.

자산운용사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본잠식률이 -1361.0%로 가장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외국계 증권사 및 자문사의 자본잠식이 심각한 이유는 해외펀드 의존도가 높지만 펀드 시장이 급격히 침체됐기 때문이다.

자본잠식은 말그대로 '자본금을 깎아먹는다'는 의미다. 기업의 자본은 납입자본금과 내부 유보된 잉여금으로 구성되는데 금융투자사들의 적자폭이 커지면서 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 자본금까지 까먹고 있는 것이다.

자본잠식이 계속돼 최저 자기자본의 70% 이상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집합투자업 인가 자체가 취소되는 '굴욕'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수료 수익에 의존하는 업계의 구조를 쉽게 개선할 수 없어 당분간 적자 행진을 이어질 것”이라며 “이 때문에 회사 신뢰도 하락으로 영업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중 일부 중소 금융투자회사의 경우 인수 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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