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연일 서민금융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씨티, SC, HSBC 등 외국계 은행들은 눈치보기만 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SC은행은 올 상반기 2000억원의 고배당을 결정해 외국계 은행들이 서민금융 지원은 외면하고 자기 것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지점을 둔 외국계 은행 3곳의 가계 및 기업대출 최고 금리는 20% 안팎.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을 위해 국내 은행이 최고 대출금리를 15% 이내로 제공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계 은행은 모두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초 기업·가계대출 최고금리를 21%에서 18%로 인하한 씨티은행은 가계를 제외한 기업대출 최고금리의 추가 인하를 검토중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수준에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상대적 저신용 고객에게도 대출을 하고 있다”며 “금리가 국내 은행보다 높은 수준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가계대출 최고금리가 20.28%로 외국계 은행중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을 보이고 있는 HSBC은행은 기업을 제외한 가계대출 최고금리 인하를 논의중이다.
HSBC은행 관계자는 “기업 고객에게는 이미 경쟁력 있는 금리와 수수료 및 각종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SC은행은 가계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최고금리를 현행 17%에서 1~2%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대출을 제외한 신규 대출에만 금리 인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어서 ‘생색내기용’이란 지적이다.
최근 국내은행이 전격 폐지를 결정한 여신 수수료도 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미 담보 변경 및 자체 감정 수수료를 폐지했고 추가로 기성고확인 및 채무인수 수수료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HSBC은행은 현재 부과하는 여신 수수료가 없으며 SC은행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서민 금융지원에 한 발 물러서 있는 외국계 은행들이지만 고배당 논란에는 항상 이름을 올리고 있다. SC은행은 올해 상반기 2000억원(배당성향 80%)의 중간배당 결정했다. 논란이 되자 금감원은 SC은행에 배당액을 1000억원 이하로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씨티은행 역시 지난해 말 사상 최대 규모인 1299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해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 적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