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용’ 베트남 어디로] 금융비리에 뱅크런까지

입력 2012-09-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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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경제를 둘러싼 심상치않은 기운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 금융재벌로 알려진 응웬둑키엔 아시아상업은행(ACB) 공동 창업자가 비리 혐의로 체포되면서 금융권은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베트남이 안고 있는 환부가 터져 경제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질 않고 있다.

베트남 경찰부는 지난달 21일 키엔 ACB 창업자를 3개 투자회사의 비리 연루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키엔은 베트남 최대 금융기관인 ACB의 지분을 5% 가량 보유한 대주주다.

그는 하노이 프로축구 구단장도 맡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질 경우 2년간 징역살이를 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부와 중앙은행은 키엔의 체포 사유가 ACB와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베트남증시에서 ACB의 주가가 7% 폭락하는 등 은행주는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투자자들이 금융권 부실을 우려해 투매에 나선 영향이다.

베트남증시는 폭락장세를 면치 못했다.

키엔 체포 이후 VN지수는 사흘간 10% 급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ACB의 신용등급을 ‘B1’에서 ‘B2’로 낮추고 추가 강등 가능성을 경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ACB는 1993년 키엔과 호치민시가 공동으로 설립한 은행으로 다른 경쟁사보다 상태가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키엔의 체포로 이같은 평가는 물거품이 됐다.

▲3개 투자회사의 비리 연루 혐의로 체포된 응웬둑키엔 아시아상업은행(ACB) 공동 창업자. 블룸버그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유동성 지원과 은행 시스템의 안전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뱅크런 사태를 막기 위해 하루에만 2억4000만달러를 시장에 투입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사태가 베트남 경제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트남이 수 년에 걸친 높은 물가상승 압력과 무분별한 대출 등으로 휘청거린 점에 주목했다.

은행권은 부동산 가격 침체와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이미 타격을 입은 상태다.

여기에는 사업을 무리하게 다각화해온 국영기업들의 무분별한 대출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베트남 국영기업들은 한국 재벌들의 문어발식 경영을 모방, 사업 확장에 열을 올렸다고 WSJ는 전했다.

하지만 이 모델은 금융위기가 닥치자 한계를 드러냈고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서 기업들에게 이자 부담을 안겼다.

이 결과 부실채권은 지난 수개월간 두 배 가까이 늘어 동남아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실 채권에 눌린 은행들이 돈줄을 죄면서 소비도 위축되고 있다.

베트남 상공부에 따르면 대형마트 재고는 작년에 비해 평균 26% 늘었다.

하노이의 경우 올해 대형마트 10%가 문을 닫았다.

응웬 반 빈 중앙은행 총재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그는 공공투자 프로젝트를 서둘러 시행해 경기 방어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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