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방범비상령 무색 ‘술·술·술’

입력 2012-09-05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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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 나주 성폭행범 수사 중 ‘축구’ 물의

경찰이 흉악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하루 만에 술로 인한 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지휘부의 방범비상령 지시가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전남 나주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 수사를 진두지휘한 경찰서장이 용의자 추적이 한창일 때 축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일선 경찰에 따르면 이모 나주경찰서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6시30분께 관내 송월동 종합운동장에서 지역 시민단체와 경찰관들의 친선 축구경기에 참여했다.

이 서장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차량에 있는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10분가량 뛴 것으로 알려졌다.

A(7)양은 이날 오전 1시30분께 이불째 납치당해 영산강 다리 밑에서 성폭행을 당하고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쏟아진 비를 맞으며 실신했다가 오후 1시께 발견됐다.

이 서장이 축구를 한 당시 A양은 수술을 앞뒀으며 경찰은 용의자 고모(23)씨를 추적하고 있었다.

이 서장은 “피치 못해 방문해 성폭행 사건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권유를 거절하지 못하고 경기에 참여했다”며 “잠깐 경기에 뛰었지만 곧바로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파출소를 방문해 수사에는 차질이 없도록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또 서울청 기동본부 4기동단 소속 12개 부대는 4일 오전 목동 종합운동장에서 ‘한마음 체육대회’라는 축구 경기를 했고, 이 중 일부 경찰관들이 점심식사를 하면서 막걸리 등 술을 마셨다.

경찰이 성폭력·강력범죄에 총력 대응하겠다며 지난 3일부터 한 달간 방범비상령을 내린 것에 걸맞지 않은 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날 경기 수원중부경찰서는 음주 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수원남부경찰서 소속 이모(44)경사를 불구속입건했으며, 광주 서부경찰서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동부경찰서 모 파출소 소속 전모(45) 경위를 입건, 조사하고 있다.

이 경사와 전 경위는 모두 혈중알코올농도 0.108%, 0.101%로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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