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를 ‘카피캣(모방꾼)’이라고 폄하했던 애플이 오히려 혁신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아이폰’ 개발과정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참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2007년 아이폰 출시 이전에 작성한 ‘3GSM 무역전시회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출시과정에서 삼성전자의 F700과 LG전자의 프라다폰 등을 아이폰과 비교·분석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아이폰과 F700·프라다폰의 사진을 나란히 싣고 두 제품의 화면 크기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비교했다. 아울러 국내 제품의 구체적 기능과 출시시점 등의 정보도 담겨 있어 아이폰 제작에 양사 제품을 많이 참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열린 특허침해소송에서 F700을 증거자료로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채택하지 않아 법정에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애플의 내부문건이 공개됨에 따라 향후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해당 내용이 증거로 채택되면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해 ‘디자인’을 포함한 제품 외형(트레이드 드레스)에 대한 특허침해 주장이 무위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혁신을 주장했던 애플 스스로도 이전 휴대전화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던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참고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며 “향후 이 문건이 양사의 소송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