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흡연경고 그림 추진…흡연자들 ‘발끈’

입력 2012-09-05 12:12 수정 2012-09-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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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담뱃갑에 흡연 위험을 경고하는 그림을 반드시 넣도록 하는 ‘국민건강증진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히자 흡연자들의 불만이 높다.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담배 제조회사는 담뱃갑에 흡연의 신체적 피해를 경고하는 그림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 현재는 30% 이상 경고문구만 표기토록 하고 있지만 담뱃갑의 앞면, 뒷면, 옆면에 각각 면적의 50% 이상을 경고그림이 차지하도록 강화된다.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56개 국가(175개 FCTC회원국의 32%)에서 경고그림을 이미 도입·시행하고 있으며 외국의 경우 일반적으로 2~3% 정도의 흡연율 감소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에 대해 10만 회원수를 보유한 흡연자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 이연익 대표운영자는 “그런 사진이 들어갈 경우 집에서 아이들이 흡연자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이것은 심각한 인격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담배는 국가가 허가를 내줘서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이고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입하는데 경고 그림에 대해서 흡연자들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운영자는 경고 그림이 들어갈 경우 흡연율을 낮출 수 있을지 해당 커뮤니티에서 흡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제품이 마약이고 독극물이라면 경고그림 넣는 데 찬성하지만 담배는 기호식품”이라면서 “술, 패스트푸드도 건강에 안 좋은데 다른 제품과의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위헌소송 항소심에서 답뱃갑에 흡연경고 도안을 부착하도록 한 식품의약국(FDA) 규제가 담배회사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호주의 태즈메이니아 주(Tasmania) 상원은 2000년 이후 출생한 사람에 대해서 만 18세가 되는 2018년부터 일체의 담배판매를 금지하도록 하는 담배판매규제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한편 한국담배제조및매매금지추진운동본부는 “담배연기에는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들어 있고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은 대마초보다도 중독성이 강해 만들거나 팔아서는 안 됨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담배사업법을 통해 담배를 합법적으로 제조, 매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담배 사업법은 헌법상 보장된 보건권, 행복추구권, 생명권,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등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어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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