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때문에 시장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요즘에는 부동산 경기까지 나빠서 이대로 망하는거 아닌지 걱정이 태산입니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대표는 불황이 온 이유와 최근 업계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특히 네이버를 들먹이며 거대 유통업체가 동네 골목상권을 집어삼킨 꼴이나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그에 따르면 부동산정보업체 총 매출의 70% 이상이 회원중개업소의 가입비를 통해 이뤄진다는 것. 하지만 지난 2009년 네이버가 정보업체를 통하지 않고 중개업소를 바로 회원으로 받는 직접영업을 시작하자 수익구조가 완전히 무너졌다. 덩달아 건설사들도 분양 광고를 네이버에 몰아주면서 시장을 사실상 완전히 뺏기게 됐다고 했다. 그는 “회원사를 뺏기지 않기 위해 가입비 할인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재계약하기도 벅차다. 네이버 때문에 회원사 매출이 반토막 이상 나 정상적인 회사운영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리츠사 인수하고 홍보·분양·광고 대행까지 = 업계가 한계 상황에 몰리다보니 부동산 정보업체들의 살아남기 위한 사업 다각화 전략도 눈물겹다.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라디오 광고를 진행하는가 하면 자신의 텃밭이던 온라인을 버리고 다시 리츠나 분양, 광고 대행 등 오프라인 시장으로 또다시 회귀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는 리츠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온라인 시장이 아닌 오프라인 시장에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1번지는 리츠사를 인수, 리츠 시장에 진출해 직접 투자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해 회사내 오프라인 영업 조직까지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1번지 관계자는 “포털이 시장을 잠식하다보니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시장에서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사업방향은 아직이다. 하지만 향후 리츠사 인수는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포털 리얼투데이는 지난 7월 개별지역에서 1년내에 판매될 수 있는 아파트총 수요와 현재 공급량을 분석해, 지역별 수급변화를 월 단위로 측정할 수 있는 ‘아파트 단기수요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이 모형은 거시경제지표와 아파트 공급량, 미분양 등의 변화가 분양률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이 업체는 또 분양 홍보와 광고 대행까지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충주기업도시 홍보대행을 맡아 진행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부동산 114는 지난달부터 지난 1999년 회사창립 이후 처음으로 20초짜리 라디오 광고를 시작하고 있다. 이 광고는 '대한민국 부동산 거래는 부동산114로 통한다'는 컨셉트로 진행되는 브랜드 광고다. 나아가 지난 7월부터 신용평가전문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함께 금융과 부동산을 아우르는 기업 수요분석 서비스인 알지오(R-geo)를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하던 온라인을 버리고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걸 보면 업계의 침체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