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 계열사인 영풍개발이 부실 감사보고서로 빈축을 사고 있다. 외부 감사보고서상 내부거래 매출 규모가 2배이상 부풀려져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가 된 것으로 드러났다. 영풍개발은 영풍문고가 34%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장형진 그룹 회장의 장남 장세준씨 등 자녀 3명(33.3%)과 등기임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한영회계법인은 지난 3월 중순 영풍개발의 2011 회계연도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감사보고서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영풍개발의 매출은 지난해 78억1600만원으로 전년도 132억9000만원보다 40%가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감사보고서 주석에는 특수관계인과의 매출거래 내역에는 212억7500만원으로 명시돼 있다. 매출액은 외부거래와 내부거래를 모두 합친 금액인 점을 감안하면 주석상 명시된 내부거래 액수만으로도 손익계산서상의 전체 매출보다 2.5배가 많은 셈이다.
게다가 영풍개발이 공시한 2011년도 내부거래 공시 금액과 감사보고서상의 내역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투데이의 취재 결과, 감사보고서 주석상 나와 있는 내부거래액 212억7500만원은 외부감사인 한영회계법인측이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전산 실수가 있었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회계법인측이 전산작업을 하면서 2010년도 내부거래까지 2011년도 분에 합계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영회계법인 관계자는 “내부매출 내역은 거래처별 장부까지 확인했지만 합계를 내는 과정에서 전년도 거래액까지 합계되는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산오류로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내부거래 내역에 대해 영풍개발측과 외부감사인들이 몰랐다는 점이다. 외부감사인과 회사측이 부실 감사보고서를 6개월이 지나도록 투자자들에게 공개해 감사보고서의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내부거래 내역을 별도로 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면서도 문제성이 있는 내용을 확인하지 않는 등 공시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 실무자는 “감사보고서 내용 오류에 대해 사항의 경중에 따라 담당 임원까지 해임을 요구할 수 있고 단순 기재 오류도 정정 공시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