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의 '강남스타일']대중문화 모든길 강남으로 통한다

입력 2012-09-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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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현재를 읽는 핵심코드 '강남'…영화 단골 소재이자 스타의 보금자리

▲장동건·고소영 부부 등 많은 스타들이 서울 강남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한강은 더 이상 서울 강남, 북을 가르는 지리적 표상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부와 계급, 정치적 성향을 간명하면서 극단적으로 구분하는 견고한 기호가 됐다. 서울 강남은 부와 특권층의 굳건한 지표가 된지 이미 오래다.

강남은 때로는 속물근성과 인간 탐욕의 결정체, 상류층의 화려한 소비의 리그가 펼쳐지는 곳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자본주의 시대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부의 상징, 사람들이 누리고 싶어하는 라이프스타일의 근거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세련과 합리로 읽히기도 하고 허세와 사치로 해독되기도 한다.

이명박 정부 초기 ‘강부자(강남부자)내각’이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부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보수의 보루로 간주되기도 하고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공론화시켰던‘강남좌파’처럼 정치적, 이념적으론 좌파지만 소득 수준과 라이프스타일은 상위층라는 의미로 쓰이기도 하는 등 강남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있다.

▲서태지를 비롯한 수많은 스타들이 서울 강남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강남은 이렇듯 다양한 인식과 의미,시선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등 여러 측면에서 대한민국을 읽는 중요한 핵심 코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강남은 대중문화와 연예산업에 있어 어떤 의미와 위상을 담보하는 것일까.

410만명을 동원한 영화‘건축학 개론’에서 서울 강남 그것도 압구정, 서초동, 방배동으로 대변되는 ‘압서방’의 남자는 그곳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여자와의 사랑에서 절대적으로 우위를 점한다. 압서방에 살지 않는 한 남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가 압서방 남자를 만나는 모습 앞에서 한없는 무력감과 열패감을 느낀다. 이처럼 ‘건축학 개론’‘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간다’등 영화나 방송된‘강남엄마 따라잡기’ ‘자이언트’‘아내의 자격’와 앞으로 방송될 ‘청담동 앨리스’같은 드라마, 그리고 ‘강남 스타일’‘압구정 날라리’를 비롯한 대중음악 등에서 강남은 탐욕과 속물, 특권, 물신, 부, 특권층, 허위의식, 졸부의 전형, 루저나 지옥고(지하실, 옥탑방, 고시원) 거주자의 한탕주의 욕망의 목표의 등가물로 등장한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배출된 스타 걸그룹 소녀시대.
대중문화 텍스트 뿐만 아니다. 강남은 연예계에서 의미를 담보한다. 소속사가 아이비에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대한민국의 부의 상징이라는 강남의 타워팰리스로 이사시켰다는 사실은 연예인과 강남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장동건 고소영 부부, 송혜교, 이요원를 비롯한 수많은 스타 연예인들이 강남에 거주하고 송승헌 서태지 톱스타들은 100억원대가 넘는 강남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스타들은 강남의 명품숍, 헤어살롱, 성형외과, 편집숍을 이용하며 화려한 소비의 표상으로 이 시대의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에는 JYP엔터테인먼트 등 스타 제조사로 불리는 연예기획사 수십 곳이 몰려 있다.
그리고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큐브 엔테터인먼트 등 스타를 만드는 꿈의 공장이라는 연예기획사 수십군데가 몰려 있는 곳도 강남이다. 서울 여의도 시대를 마감하고 연예기획사 강남시대의 막이 화려하게 오른 것이다. 대중문화계를 수놓는 인재 발굴에서부터 교육, 고도의 이미지 세팅, 그리고 마케팅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강남 연예기획사다. 소녀시대에서부터 2PM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스타들이 강남의 연예기획사에서 스타의 꿈을 키웠고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스타가 되려면 강남에 가라’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다.

강남은 이처럼 대중문화 텍스트속에서도, 연예계 산업에서도, 그리고 스타의 생활 속에서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공간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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