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침체의 늪에 빠진 MBC 예능 프로그램 사이에서 구원 투수는 오직 ‘무한도전’이다. 지난 1일 방송된 ‘무한도전’은 전국 기준 12.8%(AGB닐슨, 이하 동일)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높은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까지 겸비한 ‘무한도전’ 결방은 MBC 파업의 상징이기도 했다. 기나긴 파업 기간 “무한도전을 보게 해 달라”는 시청자의 요구가 빗발쳤다.
지난 7월 21일 24주 만에 방송을 재개한 ‘무한도전’은 지난주까지 7주 연속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켰다. 결방으로 인한 공백이 무색하게 예능 최강자다운 면모를 발휘한 것이다. ‘무한도전’은 2012 런던 올림픽 중계방송 홍수 속에서도 10% 대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 사이 경쟁 프로그램인 SBS ‘놀라운 대회-스타킹’과 KBS 2TV ‘불후의 명곡2’는 한 자릿수 시청률로 추락했다.
다만 ‘하하VS홍철’ 특집으로 형님-아우 신경전을 펼치며 시청자의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하하와 노홍철의 관계성은 파업 여파로 흐지부지됐다. 대결에서 진 노홍철이 하하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진풍경을 방송을 통해 보길 바랐던 시청자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대신 하하는 가수 별과의 깜짝 결혼 발표를 통해 기존 상꼬맹이 캐릭터를 대체할 팔불출 캐릭터를 찾았다.
‘무한도전’을 향한 시청자의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방송 전부터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장악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끝없이 감상을 쏟아낸다.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재개 이후 3500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일주일 평균 500건 꼴이다.
그러나 지난 1일 방송된 ‘네가 가라 하와이 특집’ 2편에서는 조작 방송 의혹이 불거졌다. 탈락할 멤버를 미리 정해놓고 녹화를 진행한 듯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태호 PD는 “편집상의 실수일 뿐이다”고 해명했지만 입맛이 개운치 않다. ‘무한도전’이 국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효시인만큼 어디까지가 리얼이고 어디서부터 연출인지에 대한 논란은 잊을만 하면 제기되고 있다.
8일 오후 방송될 ‘무한도전’에서는 ‘약속한 대로’ 특집이 그려진다. 지난달 방송된 ‘말하는 대로’ 특집에서 시청자와 약속한 대로 중국 만리장성으로 떠난 멤버들의 모습이 전파를 탈 예정이다. 매회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절대 허투루 말하는 법이 없는 ‘무한도전’만의 방식은 시청자의 무한 신뢰를 얻고 있다. 프로그램과 시청자의 탄탄한 유대, ‘무한도전’이 사랑받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