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포스코가 수당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7억800만원. 이는 10대 상장사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삼성전자 1억8100만원·현대자동차 1억5000만원·LG화학 1억2100만원에 비해서는 4~6배나 많다.
포스코의 사외이사는 7명으로 SK이노베이션 6명·현대차 5명·기아차 5명·삼성전자 4명 등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포스코가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가 크게 늘어난 데는 올 3월 퇴임한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에게 거액의 인센티브를 지급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유 위원장은 사외이사에서 물러나면서 1억원 정도의 인센티브를 지급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급과 수당을 합하면 1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유 위원장은 지난 2009년 3월부터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았다. 그는 정 회장이 올 초 재선임될 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었다. 이어 포스코 사외이사에게 물러난 뒤 한 달 만이 4월24일에 동반성장위원장에 추대됐다.
유 위원장은 현 정권과의 교분도 두텁다. 그는 MB대선캠프에서 일했으며 현재 이명박 대통령의 기부 재산으로 장학사업을 벌이는 청계재단 이사에 재직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유 위원장이 퇴임하면서 3년 간 누적된 인센티브를 지급해 사외이사 지급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 인센티브는 경영성과에 따라 개별적으로 차이는 있다”며 “올 초 장기 인센티브 제도가 폐지되면서 사외이사들 모두에게 지급해 유 위원장이 받은 금액은 다른 사외이사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2월 손욱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6년 재직)· 박상용 연세대 경영대학 학장(3년 재직)이 사외이사에서 물러날 때 받은 금액은 둘이 합해 5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2011년 상반기 손욱(2011년 1~2월 동안)·박상용(1~2월)·이창희(1~6월)·박상일(3~6월)·김병기(3~6월) 사외이사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4600만원에 불과하다.
포스코가 올 상반기 유 위원장을 비롯 변대규·남용·한준호·제임스 비모스키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보수 총액은 4억5600만원에 달한다.
한편 손욱·박상용과 같은 시기인 지난해 2월에 포스코 사외이사에 물러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적지 않은 규모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포스코가 유력 인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집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