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재건축아파트에 대출을 끼고 10억원을 투자한 김모씨.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재건축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투자 당시에 이미 구역지정을 받으면서 늦어도 2015년에는 분양이나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직까지 조합설립 단계에 머물면서 2017년 이후까지 바라봐야 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구역 지정에서 준공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서울에서 구역지정 통과한 452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사업단계 별 사업기간을 점검한 결과 구역지정에서 준공까지는 평균적으로 10년~11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역지정 이후 사업시행인가 통과까지 2.8년, 사업시행인가에서 관리처분인가 2.3년, 관리처분인가에서 착공이 1.9년, 착공에서 준공까지 3.6년으로 총10.6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사업별로는 재개발(314개 사업장) 10.6년, 재건축(138개) 10.2년이 걸렸다.
평균적으로 10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한 것일 뿐, 예상치 못한 법정 투쟁이나 조합원 갈등과 시공사 선정에 따른 분양지연 등을 고려하면 15년 이상으로 투자기간이 크게 늘어나는 사업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재건축·재개발 투자자라면 10년 이상의 보유기간을 감수할 수 있어야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인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부동산114 윤지해 대리는 “재건축·재개발처럼 투자기간이 길어지는 경우 원치 않게 하우스푸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10년~11년을 감수할 생각이 아니라면 애당초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