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IBK기업은행장이 지난 2010년 12월 취임 일성으로 내걸었던 ‘친(親)중소기업 정책’이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8월 말 현재 중소기업 대출잔액(원화 기준)은 99조3629억으로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외화대출 까지 포함할 경우 104조원에 달하고 있다.
조 행장은 중소기업들이 불황으로 연체 위험이 높지만‘비 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란 원칙 만큼은 확고하다. 이 같은 경영원칙이 올 상반기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중기 대출을 축소하지 않았던 결과다.
같은기간 시중은행들은 대기업과 가계대출을 늘린 반면 중소기업 대출을 축소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늘려 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과 다른 방향이다.
결국 문턱높은 시중은행들에게 외면 받은 중소기업들이 기업은행의 지원을 받고 위기를 극복했다는 얘기로 압축되는 대목이다.
실제 국민은행만 1분기 66조1000억원에서 2분기 68조1000억원으로 3% 가량 늘렸을 뿐 다른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줄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전 분기 52조5290억원에서 2분기 51조1750억원으로 2.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21조5070억원에서 22조3350억원으로 8280억원이 증가했다.
조 행장은 중기대출 금리 인하도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1일 창립 51주년을 맞아 중소기업 대출금리를 최고 10.5%로 낮췄다. 다른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15~18%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기업은행 이란 평가다.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중소기업 연체금리를 최고 18%에서 13%로 내렸다. 올해 초에는 중소기업 일반대출 금리도 17%에서 12%로 인하했다. 연이은 중기대출 금리 인하는 조 행장이 취임하면서 약속했던 중기대출 금리 한 자릿수 실현을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이다.
조 행장은 지난 6월 인천 남동공단을 방문해 “지금처럼 어려울 때 기업은행이 우산을 뺏지 않고 씌워주는 역할을 하겠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최고금리를 한 자릿수로 내리는 것을 목표로 현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중기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리스크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행의 2분기 중기 대출 연체율은 0.73%로 시중은행중 가장 낮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그 동안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확대해 왔지만 다른 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낮은 것은 나름의 리스크관리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라며 “양적 성장과 발 맞춰 내년 7월까지 1000개 기업에 대한 무료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전용창업대출·시니어전용창업대출 등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