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주택용 요금제의 누진제 개선에 나선다. 최근 최대 12배나 차이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한전은 7일 "현행 주택용 요금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방안을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진제는 1973년 석유파동을 계기로 전기소비 절약을 유도하고 서민층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행 주택용 요금제는 월 100kWh단위로 6단계 누진, 최저와 최고 구간 누진율은 11.7배가 적용된다. 최근 폭염으로 인해 전기요금 폭탄을 맞는 국민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주택용 요금제의 누진제 적용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요금을 누진제가 적용된 주택용 요금으로 보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용은 누진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한전은 이에 대해 "주택용 고객의 약 87%가 원가 대비 판매단가를 적용받고 있고 월평균 전력사용량이 357,kWh 이상인 고객 13%만이 원가를 상회하고 있다"면서 "산업용 원가회수율이 주택용보다 높아 주택용이 산업용을 교차보조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한전 측도 현행 누진제의 문제점에 대해선 인정했다.
한전 측은 "현행 누진구조는 가전기기 보급 확대 및 대형화에 따른 전력사용량 증가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저소득층이 아닌 1인가구 등의 혜택으로 소득재분배 취지가 처음보다 약화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전 요금제도팀 관계자도 "전기 사용량이 적다고 저소득층이 아니고, 또한 많다고 해서 고소득층이 아니다"면서 "누진제를 유지해야 하는 것엔 변함이 없지만 좀더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전은 주택용 요금제를 전력수급상황, 전력사용량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해 정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건 누진제도를 유지하되 기존 6단계 12배 수준이 아닌, 3단계 3배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향이다. 누진 구간을 가구당 전기사용량 증가 등을 반영해 재설정하고 누진율도 공급원가와 맞춰 한 자리수로 축소할 계획이다.
다만 요금제 개편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전력수급상황 등을 우선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전 관계자는 "최근 전력수급 때문에 비상이 걸리지 않았느냐"면서 "일단 발전소 건설 등으로 전력수급이 다소 원활해지는 2014년 정도로 예상되고 있지만 변수로 인해 가변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