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의회격인 입법회 선거에서 반중국 성향의 야권 범민주파가 현재 전체 의석의 3분의 1을 유지하거나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홍콩 입법회 선거는 오는 9일 열린다.
홍콩에서는 최근 중국에 대한 소속감과 정체성을 강화하는 중국식 국민교육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부동산으로 몰려들면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홍콩의 집값은 지난 2009년 초 이후 약 88% 뛰었다.
홍콩 행정수반인 렁춘잉 행정장관의 지지율은 지난달에 50.3%였다.
이는 초대 홍콩 행정장관인 둥젠화와 렁의 전임자인 도널드 창이 취임 초기 70%가 넘는 지지율을 받았던 것과 대조된다.
선거에서 범민주파가 의회 거부권을 갖는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면 렁 장관의 행보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입법회 의원 수가 종전 60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난다.
호주뉴질랜드(ANZ)뱅킹그룹의 레이몬드 융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 홍콩의 경제적 통합은 피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홍콩이 지금의 국제적 지위와 독특함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렁 장관은 8일부터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포기했다.
그는 또 전일 오직 홍콩 주민들에게 판매되는 주택을 건설하기 위한 토지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렁 장관은 이날 “홍콩과 붙어있는 선전시로부터 들어오는 본토인에 대한 비자 완화 계획 승인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