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손을 주목받는 패션업체로 키우기 위한 김기석 사장의 전략은 적중했다. 무리한 사업확장 아니냐는 주위의 우려를 비웃듯이 귀금속, 핸드백 등 새로 시작한 사업마다 대박을 터트리며 실적과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로만손은 최근 핸드백 사업부 매출이 고공행진하면서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5일 7770원에 장을 마감했지만 이날 한때 819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주가는 7000원 후반대에서 8000원 초반대를 오르내리고 있는데, 올해 연초 주식개장 첫날 주가가 2700원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 가까이 신장한 것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률은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로만손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증가한 282억원, 영업이익은 26.8% 늘어난 22억원에 달했다.
창업주 김기문 회장(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의 막내 동생인 김기석 사장은 1988년 로만손 창립 멤버로 입사해 형과 함께 로만손을 만들었다. 국내 시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김 사장은 일찌감치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에서 먼저 대박을 터트린 로만손을 들고 금의환향했지만, 김 사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귀금속 사업에도 도전했다. 패션을 살린 귀금속 상표 ‘제이에스티나’ 역시 2003년 첫 시작부터 쾌조였다. 이 같은 업적을 인정받아 2004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그의 첫번째 도전인 로만손은 현재 전 세게 70여개국에서 연간 2000만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두번째 도전인 제이에스티나는 현재 액세서리 업계 부동의 1위다. 제이에스티나가 대성공을 이뤘지만 그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작년 11월 ‘제이에스티나 백스’라는 이름으로 핸드백 브랜드를 출범시킨 것. 특히 제이에스티나 백스는 작년 11월30일에 시장에 첫 선을 보였는데 바로 다음 달부터 이익이 내기 시작했다. 작년 총매출(1050억원)액의 비중은 시계 25%, 제이에스티나 65%, 핸드백이 10%를 차지했다.
그가 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린다는 소리가 흘러나오면서 별명도 ‘잭팟 CEO’로 불리게 됐다. 지난 2007년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주얼리와 핸드백 브랜드로 성장한 제이에스티나를 또 하나의 종합 패션브랜드로 성장시키고, 화장품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등 ‘2020년 1조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서용희 한화증권 연구원은 “핸드백 사업부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접어들면서 로만손의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7.0% 증가한 1209억원, 영업이익은 113.5% 증가한 126억원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