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위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이 벨기에 국적을 신청했다고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이로 인해 연소득 100만 유로가 넘는 부자들에 최대 75%의 세금을 내도록 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부자세와 관련해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아르노 회장은 자신의 귀화신청이 세금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에서 “개인적으로 벨기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국적을 얻을 필요가 있어서 이런 결정을 했다”면서 “프랑스에 거주하고 세금도 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파장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LVMH는 크리스찬디올과 루이비통, 돔페리뇽 등 수십 개의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럭셔리업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410억 달러(약 46조원)의 재산으로 프랑스 부자 1위는 물론 네 번째 세계 부자 자리 각각 차지하고 있다.
‘아르노 사태’로 프랑스 정치권에서는 우파가 중심이 돼 올랑드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총리를 지냈던 프랑수와 피용 총리는 “올랑드의 어리석은 결정이 이런 근심스런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세계 경영계의 거두로 프랑스의 자유와 성공을 상징하는 인물이 세금정책으로 국적을 바꾸게 됐다”고 비판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최근 “세금을 피해 영국으로 날라오는 프랑스 사람들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은 비판이 커지자 이날 “부자증세에 예외는 없다”면서 “그러나 2년 후 경제가 나아지면 이 법안 시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유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 정부는 소득세 개정안을 2013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여론조사업체 BVA에 따르면 현재 약 60%의 프랑스 국민이 올랑드 대통령에 불만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5월 말의 34%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