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비재기업 프록터앤드갬블(P&G)이 심상치 않다.
잇따른 실적 목표 하향과 함께 시장 지배력 약화로 밥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도 흔들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분석했다.
17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P&G는 일회용 기저귀부터 치아미백제까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아예 제품 카테고리를 창조하는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P&G는 지난 1933년 첫 합성세제를 선보였으며 1955년 불소치약과 1968년 감자칩을 발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는 P&G가 전세계 26개 혁신연구소 직원 8000명 중 박사급만 1000명을 고용하는 등 연구·개발(R&D)에 전력을 기울여 얻은 결과다.
래리 허스턴 전 P&G 혁신부문 책임자는 “P&G는 과학기업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P&G는 그러나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고 매출이 정체되는 위기를 맞았다.
브루스 브라운 P&G 최고기술책임자(CTO)는 “P&G의 블록버스터가 줄었다”면서 “P&G는 (이전처럼) 히트상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신제품 부진 여파는 실적으로 반영되고 있으며 리더십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 CEO는 지난 1월부터 순익 전망치를 세 번 낮췄다.
맥도날드 CEO는 올 초 공격적인 경영혁신을 위해 능력있는 경영진은 물론 연구·마케팅 부문 매니저를 모았다.
이들은 10주에 걸쳐 신제품 전략을 짰지만 시장을 좌우할 제품 발표 계획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맥도날드 CEO는 재정상태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계획도 마련했지만 이 역시도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그는 2016년까지 100억달러의 비용을 삭감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P&G의 부진 이유를 R&D 전략에서 찾고 있다.
P&G의 R&D 투자는 지난 6월 마감한 2012 회계연도에 20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에 비해 3% 감소했다.
빅토리아 콜린 애틀랜틱이쿼티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P&G의 제품은 발명이라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P&G는 선도적인 제품 출시하면서 그만큼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을 썼지만 신제품 발표가 늦춰지면서 기존 전략이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는 형국인 셈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유니레버와 같은 경쟁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P&G의 가장 최근 히트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용품 ‘스위퍼’와 치아미백제 ‘크레스트 화이트스트립스’ 등은 이미 10년전 선보인 제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