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양국이 온도를 낮추고 협력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용하고 절제된 접근법을 취하도록 촉구했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그동안 한일 관계에서 철저하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온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이 분열하는 것을 그냥 둘 수 없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대해 의심과 불확실성을 제기하는 행위는 아시아는 물론 미국이나 다른 어느 나라의 이익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도록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일 양국도 일단 미국 정부의 의중에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일본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이날 갈등을 진정시키자는 대화를 나눴고 양국 외교 장관도 전날 같은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한일 갈등 기류은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일 수위를 더하며 반목하던 한일 양국이 미국이 중재에 나서자 서둘러 화해하는 것을 두고 비판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