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넝쿨당’이 남긴 것 ①유준상-김남주, 입양·고부갈등·불임문제 제시

입력 2012-09-10 13:38 수정 2012-09-1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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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제공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이 가족 구성원들의 화합이라는 결말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58회 대장정 을 이어오면서 시청자의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안방에 온기를 더한 ‘넝쿨당’이 남긴 의미를 커플별로 되짚어 본다.

◇방귀남-차윤희 커플, 입양·고부갈등·불임문제 지혜롭게 해결 = 극중 대가족의 중심에 선 방귀남(유준상), 차윤희(김남주) 부부의 결합은 불완전했다. 이 부부의 결합이 화목한 가정으로 완성되기까지는 무려 7개월이 걸렸다. 그 기간 동안 귀남-윤희 커플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인 시댁, 불임, 출산 문제를 조명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드라마 제작사 PD 차윤희는 시집살이 하는 결혼은 하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진 커리어우먼이다. 능력있는 고아가 이상형이었던 그녀에게 귀남이 등장하고, 결혼했지만 하늘에서 시댁이 뚝 떨어진다. 귀남이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되었다가 30년 만에 가족을 만난 것. 30년 만에 친부모를 만난 기쁨도 잠시, 귀남은 아내 윤희와 친 엄마 청애(윤여정)의 갈등으로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특유의 낙천적이고 다정다감한 성격으로 아내와 엄마 사이를 조율해 나가는 면모를 선보였다. 이로써 역할을 맡은 유준상에게는 ‘국민 남편’이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사진=KBS 제공

커리어 우먼인 윤희는 출산을 종용하는 시댁에 임신 거짓말을 할 정도로 일이 중요한 인물. 정작 아이를 원했을 때 실패를 맛보면서 부부와 아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성장해 간다. 윤희는 귀남과 더불어 입양을 고려하고, 가족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입양에 성공해 육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해외 입양아였던 귀남, 그리고 귀남 부부가 선택한 입양은 사회 분위기상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드라마는 아픔을 가진 가족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기꺼이 호응해줌으로써 입양에 대한 시각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는 불임으로 고통 받는 부부들의 아픔도 실감나게 묘사됐다. 가족 앞에서 의연했던 윤희는 홀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했다. 상심해 있는 윤희를 위해 귀남은 옥상 프러포즈로 불임 부부들이 상처를 끌어안는 법을 보여줬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가장 문제와 의미는 며느리 윤희와 시어머니 청애에게 있다. ‘시월드’라는 말을 유행시킬 정도로 윤희와 청애의 갈등은 첨예했다. 시모 앞에서 한없이 비굴해지는 것 대신 당당하게 타협하는 쪽을 택했다. 청애 역시 윤희 때문에 머리를 싸고 누웠던 극 초반의 자세를 버리고 며느리와 더불어 화목한 가정 만들기에 협의하고 10가지 항목을 만들었다. 매일 서로를 칭찬해가는 과정, 며느리 혹은 시어머니 이전에 한 인격체로 인식해 가는 과정 속에서 윤희와 청애는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튼튼하게 재건설하기 시작했다.

전작 ‘역전의 여왕’ ‘내조의 여왕’으로 바람직한 여성상을 세워준 박지은 작가는 ‘넝쿨째 굴러온 당신’ 차윤희를 통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에서 결혼과 시댁, 일과 출산의 숙제를 안은 여자로 살아가는 법을 지혜롭게 제시해주었다. 더불어 고부갈등에 대처하는 남편들의 방법도 제시해 많은 부부들의 지침서가 될 법한 드라마라고 하면 과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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