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트레이드 시들…세계 금융완화 약발 의문

입력 2012-09-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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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통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이른바 ‘캐리 트레이드’가 시들해지고 있다.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에 대한 경기 부양 효과에 회의론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캐리 트레이드의 종합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UBS의 V24캐리지수는 지난달 9일 기록한 4개월래 최고치에서 2.8% 하락했다.

블룸버그가 선진 10개국 통화로 산정한 상관가중통화지수(CWCI)에 따르면 지난 1개월간 성적이 가장 나빴던 통화는 호주달러였다. 자원부국으로서 호경기의 수혜를 입기 쉽고, 높은 금리 수준 덕분에 캐리 트레이드의 대상 통화로 인기를 끌었던 과거와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2010년 8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이 2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시사했을 때 캐리 트레이드는 이후 1개월 간 3.1%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말 QE3를 포함해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음에도 캐리 트레이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적인 금융 완화에도 불구하고 리먼브러더스 파산 후 4년째를 맞는 시점에서 세계 경제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이와SB인베스트먼츠의 이시데 요시사다 펀드 매니저는 “3분기 세계적인 경기 둔화는 어느 의미에서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회복되고 실물 경기가 개선될 지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학 교수와 퍼시픽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PIMCO)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앙은행의 추가 완화 효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로치 교수는 지난 6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비전통적인 금융 정책에 나선 이래 나는 미국 경제에 대해 계속 부정적이었다”고 발언했다.

그로스 CIO 역시 5일 웹사이트에 게재한 월간 투자 전망에서 “신용에 근거한 미국 금융 시스템에는 초저금리에 대한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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