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사를 새롭게 쓴 김기덕 감독의 쓴소리가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줄까.
김 감독은 10일 오후 늦게 각 언론사에 “외국에 있어서 먼저 편지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라고 시작하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그는 일부 영화인과 출국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를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과거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기록적인 흥행을 할 당시의 지적한 대기업 중심의 수직계열화된 국내 영화 시스템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김 감독은 ‘메이저 책임자들’이라며 대기업 중심의 배급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지목했다.
그는 “지금 메이저에서 활동하는 유명감독 배우들은 바로 수년 전, 나와 같은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감독 들이었다”면서 “진정한 1000만 관객은 중요하지만 수직 계열화된 극장을 몇 관씩 독점해 이룬다면 허무한 숫자일 뿐이며 그런 수익은 휴지일 뿐이고 그 누구에게도 진정한 영광은 아닐 것이다”고 꼬집었다.
김 감독은 대규모 블록버스터뿐만 아니라 소규모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열정으로 창작을 포기하지 않은 영화인들과 좋은 영화에 투자해준 메이저 자본이 함께 만드는 공동의 가치가 있다. 영화산업 100년 대계를 본다면 다양한 영화가 같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독립영화 저예산영화에도 균형 잡힌 투자와 상영기회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재미있고 의미있는 영화를 계속 만들겠다”는 포부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