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도 '강남스타일'] 증권사 ‘강남 큰 손’모시기

입력 2012-09-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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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냄새 대신 문화향기 솔솔… VVIP 영업점이 바뀐다

▲증권사들이 불황타개의 일환으로 고액자산가들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갤러리급의 영업지점 개설은 물론이고 문화행사 개최, 최고 PB배치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KTB투자증권 서초지점.
#KTB투자증권 강남센터에 들어서면 배준성 작가의 ‘움직이는 그림’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또한 선릉역 지점에서는 소나무 사진으로 정평있는 배병우 작가의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증권사 영업지점들이 변화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불황에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인력 구조조정은 물론이고 핵심 영업지점을 통폐합하는 등 고육지책도 서슴지 않으며 위기돌파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우량고객(VIP)을 넘어 초우량고객(VVIP)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서비스 경쟁 역시 뜨겁다. 삼성증권의 경우 VVIP 점포에서 관리하는 고객 자산이 8조원을 넘었고, 예탁 금융 자산이 30억원 이상인 고객들만 300명이 넘는다.

때문에 증권사들은 갤러리급 영업지점 개설은 물론이고 특급 프라이빗뱅커(PB) 배치, 특화 상품 개발 등 고액 자산가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증권사들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케팅 비용의 과다 지출과 고객 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고액 자산가 잡기 경쟁은 좀처럼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증권 W프레스티지 센터 전경.
◇칙칙한 영업지점? 갤러리에서 상담받는다

강남지역은 부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루이비통, 샤넬, 구찌 등 고가의 수입품 매장 역시 즐비하다. 증권사들 역시 이들 고액자산가들을 잡기 위해 영업지점을 고급 갤러리처럼 꾸미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기존의 프리미어 블루를 신규 오픈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고액자산가 전문 점포인 프리미어 블루 센터는 업계 최초로 아트 갤러리 콘셉트을 도입해 문화 수준이 높은 VVIP 고객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아트갤러리 콘셉트로 꾸며진 센터 및 고객 상담실에서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미술업계와의 연계를 통한 예술작품에 대한 분석, 보험, 보관, 절세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업계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또한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새롭게 오픈한 갤러리아지점의 디자인을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아이디오(IDEO)란 기업이 참여해 화제가 됐다.

독특하고 극적인 디자인 요소가 많은 이 곳은 마치 상담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처럼 느껴지도록 꾸몄다는 것이 한화투자증권의 설명이다. 특히 저녁시간이나 주말 파티나 세미나 장소로도 사용되며 VIP고객의 경우 사전예약을 통해 가족행사 같은 개인적인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하나대투증권의 청담금융센터는 '미술과 문화가 있는 공간'을 콘셉트로 유명하다. 박선기, 정수진, 김근중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으로 실내 인테리어가 꾸며져 있고 청주를 마실 수 있는 다다미방과 카페로 꾸며진 공간도 따로 있다. 좋은 인테리어 덕에 드라마 ‘시크릿 가든’, ‘패션왕’등 유며 드라마의 촬영 장소로도 나온 바 있다.

▲하나대투증권 청담금융센터.
◇최고 PB들의 특급 자산관리

화려한 지점도 좋지만 역시 기본은 자산관리다. 증권사들은 고액 자산가들의 눈높이에 맞는 자산관리 상품과 서비스를 특화시켜 나가고 있다.

현대증권의 ‘QnA 프리미어 컨설팅 서비스’는 현대증권만의 자산관리 노하우를 기존의 ‘초이스 앤 케어(Choice & Care) 서비스’에 접목시켜 VIP고객을 위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로 업그레이드하고 체계화한 것이다.

한 사람의 PB가 아닌 여러 분야(주식, 채권, 부동산 등)의 전문 애널리스트들로 구성된 ‘전문가그룹’을 만들어 이들이 투자자를 직접 찾아가 컨설팅을 제공토록 한 것이다. ‘VIP고객을 위한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지향하며 분야별 전문가가 고객의 자산 진단은 물론 상황에 맞는 투자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VIP 고객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을 하기 위해 VIP 전용 공간인 골드룸을 확대 개편해 독립 PB센터인 ‘W 프리스티지 센터(Prestige center)’로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사내 최고의 PB 영업 역량을 갖춘 PB센터장을 중심으로, 풍부한 고객관리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한 PB들이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핵심 고객을 집중관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예탁자산 10억원 이상의 거액고객을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의 재산을 늘리고 보호하기 위해 PB들이 리서치 센터, 상품 관련 팀 등 본사의 유관 부서와 긴밀하게 협력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안정적인 노후와 효율적인 자산 이전을 위해 세무, 부동산, 법률 분야 등의 전문가와 연계해 종합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예탁 금융자산 30억 이상 고객과 잠재 고객에게 최소 가입액이 10억원인 전용 랩 상품 'SAA(Separately Advised Account)'를 제공한다. 주식, 채권, 펀드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 외에 헤지펀드, 구조화 상품 등 다양한 대안상품을 편입한 것으로 고객 투자성향에 따라 1대1 맞춤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VIP 모시기 경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절세' 상담이 '탈세' 상담으로 바뀔 수 있고, 특정 종목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증권사의 차별적 서비스 제공이 고객의 차별적 수익으로 이어지는 등 소득의 양극화를 고착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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