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건설사 직원들 “제발 집 좀 팔아주세요”

입력 2012-09-11 10:54 수정 2012-09-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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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집 좀 팔아달라고 하는데 팔 제간이 있어야지요.”

현직 분양 대행사 정(40)모 대표는 최근 A건설사와 용인 미분양아파트 분양 대행 계약을 맺은 이후로 전화를 받는 건수가 부쩍 늘었다. 클라이언트(고객사) 전화가 아니다. 다름아닌 해당 단지 아파트를 소유한 A건설사 전·현직 임직원들에게 서다. 정씨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0년 분양 당시 미분양 난 이 아파트를 1~2채에서 많게는 10채까지 반 강제로 회사측으로부터 넘겨받았다.

회사 보유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지 않으면 퇴사 압력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울려 겨자먹기 식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것. 당시 계약금은 회사가 융통을 해주거나 자비로 해결했다. 하지만 오는 10월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들 대부분은 신용 불량자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당장 해결해야하는 잔금이 2억원을 육박하다보니 버틸 재간이 없는 것이다.

정 대표는 “한 두채 가진 사람은 운이 좋은 편. 보통 5채 이상 갖고 있다보니 당장 팔지 못하면 10억원에 가까운 목돈이 당장 필요하다”면서 “게다가 퇴사해 직장이 없는 이도 부지기수다. 사연이 하나같이 구구절절 하다”며 딱한 사연을 전했다. 문제는 팔아주고 싶어도 팔아줄 도리가 없다는 것. 이 아파트의 분양시 가격은 4억원. 분양 대행사에서 3억 7000만원까지 할인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거들떠 보는 이가 없다.

이런 단지는 용인 뿐이 아니다. 고양 삼송지구에서 지난 2009년 B건설사가 분양한 단지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 단지는 B건설사 전·현직 임직원들이 모임까지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 대행사, 부동산, 은행, 건설사까지 직접 찾아 다닌다. 읍소부터 집단행동까지 서슴치 않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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