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제로에서 11일(현지시간) 오전 9·11테러 11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다.
지난해까지 정부 주도 하에 대규모 행사로 치러진 추도식은 올해부터 정치인의 연설을 배제하고 유가족들의 주도로 조촐하게 치러진다.
이에 따라 이날 그라운드제로 행사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주지사, 시장 등 주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민주당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가 그라운드제로에서 열린 추도식에 함께 참석했으나 올해는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밋 롬니 후보 모두 불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라운드제로에 방문하지 않는 대신 백악관에서 부인 미셸 여사와 함께 당시 희생자들을 추도한 뒤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에서 연설을 할 계획이다.
이어 9·11테러 당시 추락했던 아메리칸항공 77편 여객기의 희생자 184명을 기리는 메모리얼 가든을 방문한 뒤 메릴랜드주 베테스다 인근 월터 리드 육군병원에 들러 부상 장병을 위로할 예정이다.
롬니 대통령 후보는 주 방위군협회(NGA) 연례 회의에 참석해 연설할 계획이다.
이날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진 자리에 새로 만들어진 메모리얼 플라자에서는 11년 전 알카에다에 납치된 아메리칸 에어라인 항공기가 WTC에 충돌했던 오전 8시46분쯤부터 묵념이 시작됐다.
추도식에는 500여명의 인원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사람씩 호명했다.
11년전 9·11 테러로 아내를 잃은 찰스 울프씨는 “지난 10년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추도행사가 열리다가 올해부터는 가족들간의 행사로 바뀌었다”면서 “정치인들의 연설을 배제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라운드제로는 9·11 테러때 무너진 WTC 쌍둥이 건물이 있던 자리를 뜻하는 말이다. 당시 테러 공격으로 3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사망했다. 현재 이 자리에는 새로운 건물이 건축 중이다.
원 월드 트레이드센터의 경우 골조공사가 이미 뉴욕 최고층 건물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 높게 올라갔다.
맞은 편의 박물관 건물은 당초 11주년에 맞춰 개장할 예정이었지만 운영비 문제로 건립이 늦어져 아직 공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