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시장 투자 열기] 불확실성 시대 안전판… 채권이라고?

입력 2012-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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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시장이 뜨겁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지면서 채권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식·통화·상품 등 다양한 투자처 중에서 가장 안전하게 자금을 굴릴 수 있는 피난처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주식은 대표적인 리스크 자산.

변동성이 큰 만큼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자칫 쪽박을 찰 수도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어떨까.

금은 각국의 추가 완화 관측에 따른 달러 약세를 배경으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 매력이 부각되면서 최근 부쩍 인기다.

하지만 금은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면서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상 최고 행진 이후 최근 금값이 주춤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그렇다면 더욱 안전한 자산은 무엇일까.

답은 시장에 있다.

최근 시장에서는 채권이 뜨고 있다.

신용도가 탄탄한 나라의 국채에서부터 심지어 리스크가 높은 정크본드까지 투자 열기가 뜨겁다.

미국·독일·네덜란드 등 경제대국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도를 배경으로 채권이 안전한 도피처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 의장이 지난달 말 3차 양적완화(QE3)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QE3 도입 등 추가 부양 의지를 강력하게 시사한 지난달 31일 10년만기 미 국채금리는 한때 1.54%로 떨어지기도 했다.

▲워싱턴의 미국 재무부 청사.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미국채는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저스틴 레더러 캔터피츠제랄드 국채 투자 전략가는 “버냉키 의장이 명확히 언급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연준이 앞으로 몇 달 안에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느꼈다”고 말했다.

신흥국 채권에도 자금 유입이 가파르다.

1990년대 외환 위기를 반면교사로 재무 건전성을 강화한 결과다.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은 34%에 불과하다.

선진국의 부채 비율 평균이 거의 100%에 육박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채무 이행 능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흥국 채권의 운용 성적을 보여주는 JP모건 이머징로컬마켓인덱스플러스(ELMI+)를 구성하는 채권 중 3분의 2는 현재 투자 적격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리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130억달러를 신흥국 시장의 채권 펀드에 투입했다.

작년 한해 투입액이 140억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대폭 늘어난 규모다.

이들 펀드 평균 수익률은 5.6%다.

놀라운 것은 정크본드에까지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8월 정크본드 발행액은 31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7월의 272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것이며, 8월 역대 발행 물량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정크본드(junk bond)란 말 그대로 쓰레기 같은 채권.

기업 신용등급이 매우 낮아 정상적인 자금 조달이 힘든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다.

신용도가 낮은 회사가 발행한 채권인 만큼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불이행 위험이 커 이자가 높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꺼려지는 투자처다.

그러나 채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정크본드까지 덩달아 흡수되는 형국이라고 배런스는 분석했다.

10년물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6.87%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을 5%포인트 가량 웃돌고 있다.

우려되는 것은 채권 열기가 식어 투자자들이 손실을 대폭 입는 경우다.

특히 하이일드 본드 투자자들은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를 간과해선 안된다고 배런스는 경고했다.

현재는 차입 비용이 낮아 기업들이 저리로 차환이 가능하지만 금리가 상승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양적완화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가 한계에 달했을 때 중앙은행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직접 푸는 정책을 의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두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2조3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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