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6일(현지시간) ‘전면적 통화거래(OMT)’를 통한 1~3년 단기 국채 무제한 매입 계획을 밝히면서 유로존 채권 투자자들이 들썩이고 있다.
이같은 결정은 국채 금리가 치솟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보이는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정위기국을 돕기 위한 처방전으로 채권시장에는 호재다.
특히 ECB가 앞으로 매입하는 국채에 대해 우선변제권을 부여받지 않는다고 결정함에 따라 민간 채권단의 국채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ECB의 우선 변제권은 민간 투자자들이 국채 매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시장심리가 안정되면서 이날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38bp 급락한 6.030%를 나타냈다. 스페인 10년물은 지난달 31일 6.857%까지 상승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25.3bp 떨어진 5.261%를 나타냈다.
스페인 2년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대비 14bp 밀린 2.957%를 기록하며 4월 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다.
디폴트 공포가 고조됐던 지난 7월 말의 6.57%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ECB의 유로존 위험국 국채 매입 계획은 회사채 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유럽 기업들이 지난 10일 발행한 회사채만 78억유로 규모에 달한다.
비금융업 회사채 발행 하루 기준으로는 최대치였다.
프랑스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는 5년 만기의 6억유로 규모를, 덴마크 전력업체 DONG은 10년만기의 7억5000만유로 규모 채권을 발행했다.
특히 유로존 재정위기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 기업들도 채권 입찰에 나서면서 ECB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페인 은행 바네스토는 5억유로 규모의 6개월 만기 국채를 발행했다.
스페인의 또다른 은행 BBVA와 이탈리아의 인텐사상파울로 역시 30억유로 어치의 3년, 4년 만기 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가스회사 스냄은 5년6개월과 10년 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유로존 주변국에서 입찰한 최대 만기 국채로 기록됐다.
규모는 25억유로였다.
프리야 네이어 RBS 자본시장부문 이사는 “투자자들은 ECB의 긍정적인 발표 이후 투자처를 찾고 있다”면서 “회사채 시장은 유로존 주변국에도 열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