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부주석이 열흘 넘게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권력 이양이 이뤄지는 18차 당대회가 연기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은 당초 이달 초 중앙정치국 회의를 개최한 후 18차 당대회 일정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지난 1997년과 2002년, 2007년 당대회에서 일정 공표는 그 해 8월 말에 발표됐다.
그러나 올해는 시 부주석이 정상적인 활동을 시작할 때까지 중앙정치국 회의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의 차기 국가 주석으로 유력한 시 부주석은 18차 당대회 준비에 빠져서는 안 될 인물이다.
당 내부와 외교가에서는 시 부주석이 다음 주까지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 권력 이양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WSJ는 시 부주석이 등 부상이나 기타 질병 등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은 확실하나 생명에 위협을 줄 만큼 엄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이날 중국 톈진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 개막식에서 연설하는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정상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기 때문.
그러나 중국 정부가 시 부주석의 정황을 밝히지 않으면서 의문은 증폭되고 있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후진타오 주석이 군사위원회 주석 자리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다 권력 이양 구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의 보즈웨 교수는 “모든 것은 시 부주석의 얼마나 빨리 건강을 회복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건강이 좋지 않으면 후 주석이 권력을 한번에 이양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베이징 정가에서 차기 지도부 승계와 관련해 ‘플랜 B’설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부주석이 후진타오 주석의 뒤를 잇고 리커창 부총리가 총리직을 맡는 구도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대신 리 부총리가 공산당 총서기직을 맡고 왕치산 부총리가 총리직에 오를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