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전자업체 샤프가 허리띠를 더 졸라매기로 했다.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모든 임직원의 상여금과 급여를 더 깎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샤프는 임직원의 올겨울과 내년 여름 상여금을 올여름의 절반 수준으로 깎을 방침이다. 급여 감축 폭도 더 확대한다. 관리직은 당초 5%에서 10%로, 일반 사원은 2%에서 7% 각각 감축폭을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 5000명의 감원 등을 통해 1000억엔의 비용을 줄이기로 했으나 사업의 핵심인 중소형 LCD 패널 부문까지 부진을 보일 조짐이 나오면서 긴축책을 한층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샤프는 비장의 카드로 자리매김시킨 중소형 LCD 패널 출하가 예상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샤프는 지난주 하반기 매출이 당초 계획한 1조4000억엔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카이공장을 대만 혼하이정밀공업과 공동 운영키로 하면서 대형 LCD 패널 생산 가동률이 80%까지 개선됐지만 가메야마 제2공장에서의 중소형 LCD 패널 출하가 기대에 못미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당초 샤프는 재건 계획의 핵심으로 내세운 ‘IGZO(이그조) 기술’을 탑재한 중소형 LCD 패널 출하가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패널은 원래 TV용 대형 패널 제조라인을 전환한 만큼 생산 능력이 과잉인 상태다. 32인치짜리 TV 패널을 18매 만드는 라인에서 애플의 아이패드용 9.7인치짜리를 생산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샤프는 거대 생산 능력을 메우기 위해 대기업의 최신 태블릿PC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8’을 탑재한 울트라북용 패널을 수주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IGZO 성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윈도8 안정화와 동영상 처리 반도체 개발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샤프의 예상보다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샤프는 당분간 애플에 의존하는 상황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다 아이패드용 패널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비해 출하가 늦어져 앞으로도 출하가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이체증권의 나카네 야스오 애널리스트는 “주요 부품 동향을 감안했을 때 아이패드의 생산량은 예상보다 적다”며 “아이패드 판매 자체가 생각한 만큼 성장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같은 상황은 재무 건전화를 전제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샤프에 새로운 부담이다.
주거래은행인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신디케이트단을 조성해 추가 융자를 실행할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인건비 추가 삭감과 거점 통폐합 등 비용 절감을 추가 융자의 조건으로 내
세웠다.
대만 혼하이와의 제휴 관계 재검토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샤프 측은 내심 이 상황을 서둘러 마무리하고 싶지만 주가 하락에 계속되는 만큼 혼하이 측도 고민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