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가 11일(현지시간)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12일 AP통신이 보도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에 들렀다가 시위대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시위대 수십명은 사건 발생 당시 총으로 무장한 채 영사관으로 몰려들어 건물에 불도 질렀다.
스티븐스 이외 미국인 직원 3명도 함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리비아 최고치안위원회에 따르면 벵가지 미국 영사관 바깥에서 리비아군과 무장시위대 사이에 격렬한 충돌도 발생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성명에서 “벵가지에 있는 미국 외교시설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으로 스티븐스 대사 등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사건을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리비아에 있는 미국인과 세계 곳곳의 외교 시설에 대한 안전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방부는 리비아에 해병대 대테러팀을 급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슬람 무장 세력이 ‘9·11 테러’ 11주년을 겨냥한 것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최근 미국에서 만들어진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라는 지적이다.
중동에서는 이 영화가 이슬람 창시자이자 예언자인 무함마드(마호메트)를 모욕했다며 격분하고 있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캠프는 이번 사건을 연말 대선 이슈로 삼고 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중동 및 아랍 정책이 유약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사실 확인 및 수습 과정의 대응도 지나치게 소극적이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