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콧병’ 된 비염, 방치하면 무서운 결과
비염은 이제 감기만큼이나 흔한 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환경성질환의 진료인원 342만3000명 중 알레르기성 비염의 진료인원이 가장 많은 234만7000명으로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0~25%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14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 가운데는 10명 중 4명이 비염을 앓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 내에 과민반응으로 발생한다. 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동물의 털 등이 원인이다. 차가운 공기나 담배연기, 오염된 공기 등으로 인해 악화될 수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치료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천식이나 축농증 등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또 성장이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영양공급에 문제가 생겨 키 성장을 방해하기도 하며 집중력 감소로 성적이 떨어지기도 한다. 입으로 숨을 쉬는 일이 반복되면서 얼굴 모양이 변형되기도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이승훈 교수는 “보통 3~5년 정도 유지치료를 해야 치료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초기에 증상이 개선되었다고 판단해 전문의의 진단 없이 스스로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알레르기 천식 증가세…제 때 병원 찾아 꾸준한 치료 받아야
서늘한 바람이 불면 증상이 심해지는 ‘알레르기 천식’도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이다. 학계에 따르면 천식 환자는 전세계 약 3억 명으로 추정되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보통 나이와 상관없이 발병하지만 최근에는 소아천식환자의 증가폭이 큰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천식은 기관지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알레르기 원인에 노출되면 기도가 부어오르고 과도한 점액을 분비해 염증이 생기거나 기도를 둘러싸고 있는 근육이 조여들면서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게 된다. 이때 습관적으로 기침을 하고 가래가 끓어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게 된다.
천식의 대표적인 증상은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야간이나 이른 아침의 기침 등이다. 천식 환자들은 때때로 기침을 천식 탓인지 감기 탓인지 구별하지 못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마른기침이나 가래섞인 기침이 계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고한다.
알레르기성 비염과 마찬가지로 꾸준한 치료가 중요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천식은 무엇보다도 약물을 통한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며 “천식은 완치의 개념보다는 조절 및 유지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잘 치료하고 관리하면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지 않고 경과가 호전되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 알레르기 치료는 생활습관부터
침구류는 일주일에 한 번씩 뜨거운 물로 세탁한 뒤 커버를 씌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천으로 된 완구는 침실에 두지 말고, 카펫도 되도록 깔지 않는 것이 좋다. 눈에 보이지 않아도 미세 먼지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므로 집먼지진드기에 과민한 사람은 청소 직후 방안에 있지 말아야 한다.
청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실내공기 관리다. 집먼지진드기는 고온다습한 환경을 좋아하므로 평소 실내 온도를 18∼21도로 유지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거나 적절한 시간마다 환기하는 게 좋다. 실내 습도는 50%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적당하다.
감기나 유행성 독감과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도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나 독감 예방을 위한 손 씻기 등 위생 관리에 신경 쓰는 등 생활 습관 개선과 함께 제 때 적절한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