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선후보의 인혁당 관련 발언을 두고 대응에 혼선을 빚자, 전문가들은 13일 박 후보의 소통문제가 또다시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가 인혁당 발언에 명확히 사과하지 않은 점은 향후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데에도 인식을 같이 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당 대변인이 (논평)한 걸 대선후보가 부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건 당내에서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집중적으로 토론이 돼야 하는데 여전히 박 후보의 눈치만 보니 이런 해프닝이 일어났다”면서 “사당화가 낳은 현상으로 새누리당이 너무 박 후보의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 눈치보기의 극치”라며 비판했다.
그는 홍일표 대변인의 논평이 이상일 대변인에 의해 뒤집어지는 과정에서 ‘사과’가 ‘위로’로 바뀌었다고 지적, “아직까지 박 후보가 인혁당 문제와 관련해서 사과의 뜻은 없다는 게 방점이 아닌가”라며 “당장 진정한 사과에 대해 많은 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이 문제가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이번에도 본인이 ‘사과’ 뜻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통합의 리더십을 펼 수 없다는 면에서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혼선은 박 후보의 신념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떤 참모도 박 후보에게 과거사, 특히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함부로 얘기하지 못한다는 소통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총선 공천헌금 논란, ‘정두언 방탄국회’ 논란, 개인 네거티브는 박 후보 지지율에 크게 영향 미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박 후보는 ‘5.16은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 발언에 지지율이 꽤 떨어져 경선승리 효과로 회복했다. 역사관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여야 양자대구도로 치러진다면 박빙의 상황에서 2~3%포인트 차이로 결정날 수도 있는데 인혁당 발언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면서 “2040세대 중도층에서 확장성 문제가 생기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