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재혁 산업부 기자 "제 배만 불리는 수입차업계"

입력 2012-09-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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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업체가 제 배만 불리고 있다. 국내에서 고속 성장을 하고 있지만 사회공헌에는 인색하다. 독일차 업체(BMW·벤츠·아우디)의 지난해 기부금 규모는 매출의 0.02%에 불과했다.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입차업체에 쏠리는 시선이 최근 들어 유난히 따가운 데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올해 국내 시장점유율이 처음으로 10%를 넘을 전망이다. 수입차업체는 8월까지 국내에서 8만3583대를 팔았다. 시장점유율은 9.9%에 달한다. 반올림하면 벌써 10%대 문턱에 들어섰다.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처럼 성장에 브레이크가 없다. 경기부진으로 내수 시장이 침체했지만 이들이 겨냥하는 고객은 다르다. 경기가 나빠져도 상대적으로 여윳돈이 있는 고속득층이다. 이들을 토대로 수입차업체들이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입차업체가 올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예측은 어렵지 않다. 국내 시장을 노리고 신생 업체들도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에서 벌은 돈으로 수입차업체의 배만 불린다면 사회의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수익을 내는 시장에서 그에 상응하는 사회공헌을 해야 한다. 이는 경영의 기본이다.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항공(JAL) 회장은 “‘전 사원의 행복을 물심양면으로 추구한다’는 기치 아래 인류와 사회에 공헌하라”고 조언했다. 사회의 행복이 전제되지 않으면 종업원·주주의 행복도 이뤄질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수입차업체로서는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이제 막 시작인데, 사회공헌은 차차 늘릴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궁색하다. 수입차가 우리나라에 진출한 지는 25년이 흘렀다. 강산이 두번은 더 바뀌고도 남는 시간이다. 이 기간 동안 실적 높이기에만 열을 올리고 사회공헌을 할 생각도 없었다. 앞으로 25년을 더 국내시장에 있고 싶다면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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