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총리다”…일본 정계, 차기 총선전 돌입

입력 2012-09-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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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3당, 대표 선거 입후보 경쟁 치열

일본 정치권이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린 각당 대표직 도전자들 간의 경쟁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소비세율 인상 법안을 정기 국회 회기 내에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야당에 가까운 시일 안에 총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정계는 본격적인 총선 국면이다.

일본에서는 집권 여당 대표가 총리가 되기 때문에 각당의 수장 출마 선언은 총리직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일본 총리는 여당과 제1 야당의 차지였으나 이번에는 제 3당의 등장으로 흥미진진한 전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유신회를 이끄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지사. 블룸버그
차기 총선의 ‘태풍의 눈’으로 떠오른 제3당은 지역 정당인 일본유신회(日本維新會, 닛폰이신노카이)다.

오사카유신회를 이끄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12일 열린 정치자금 모금 행사에서 창당을 선언했다.

일본유신회에는 마쓰노 요리히사 전 관방 부장관 등 여야 현역 의원 7명이 참여했다.

‘현역 의원 5명 이상’이라는 정당 설립 요건을 갖춘 만큼 조만간 신당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기만 하면 창당 절차가 완료된다.

하시모토 시장은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고 지방자치단체장 신분으로 중앙 정치권의 의원들을 이끌 예정이다.

일본유신회의 출범으로 차기 총선은 민주·자민 양당과 일본유신회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제1 야당인 자민당 대표선거에 입후보한 아베 신조 전 총리. 블룸버그.
제1 야당인 자민당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12일 총재 선거에 입후보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하루라도 빠른 디플레이션 탈출과 성장력 향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정부와 일본은행의 공동전선 하에 이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5년 전 임기 도중에 건강 상의 이유로 총리직을 내놓은 만큼 달갑지 않은 시선도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2007년 건강 때문에 취임 1년 만에 갑자기 물러난 점에 대해선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지금은 심신 모두 건강해져 한번 더 도전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독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와 관련, “일본의 영토와 영해를 단호하게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베 전 총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시절 간사장과 관방장관 등의 요직을 역임한 후 2006년 9월 총리에 취임했다.

교육 기본법 개정과 방위청을 성으로 승격시키는 등의 성과를 올렸으나 불과 1년 만에 퇴진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는 아베 전 총리 외에 이미 마치무라 노부타카 전 외상과 이시바 시게루 전 정조회장, 이사히라 노부테루 간사장 등이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이로써 자민당에서는 총 네 명이 입후보하게 됐으며 앞으로 한 두 명이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26일 치러진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민주당 대표직에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블룸버그.
한편 집권 민주당도 총재 선거전 경쟁이 치열하다.

노다 요시히코 현 총리가 재도전 의사를 밝힌 가운데 아카마쓰 히로타카 전 농림수산상과 하라구치 가즈히로 전 총무상, 가노 미치히코 전 농림수산상 등 세 명의 후보가 대항마로 나섰다.

이들 네 후보는 12일 일본 기자클럽 주최로 열린 공개토론회에서 각자의 입장을 펼쳤다.

노다 총리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위한 추가 경정예산 편성을 최우선 순위로 내세웠다.

그는 “2012 회계 1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속보치보다 낮아진 만큼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어 추경 예산을 편성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작년 대지진의 피해를 입은 기업 지원을 포함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세 명의 후보들은 노다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건 소비세율 인상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소비세율 인상이 총선에서 민주당에 불리하게 작용해 정권을 야당에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소비세율 인상을 포함한 세제 개혁이 당 분열을 초래했다며 정권 공약에도 올리지 못할 증세를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노다 총리를 몰아붙였다.

차기 총선전에서 각당은 중의원 480석 중 과반 확보를 위해 표심을 모으는데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우려되는 것은 극우 성향이 강한 아베 총리가 일본유신회와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 자칫 일본 정치권의 보수화를 자극하고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하시모토 시장은 위안부 군 강제 동원 부정과 평화헌법의 개정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정책과 언행에서 우려를 낳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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