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를 돌아다녀 보면 우리나라 농수산물 유통구조가 참 안타까웠습니다. 산지에서 500원에 팔리는 배추 한 포기가 소비자한테는 7000원에 팔리고 생산량에 따라서 값이 폭등하거나 폭락하고 정성을 들여 농사를 짓고 제값을 받지 못해 밭을 갈아 엎어버리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이런 것은 유통업체가 개선해야 하는 부분이고 누군가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습니다”
연면적 4만6535㎡(1만4077평)에 지하1층 지상5층인 초대형 유통센터 후레쉬센터의 설립은 이는 2007년 농산물 가격폭등과 2008년 배추파동을 겪는 과정에서 농산물 가격 안정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한 결과다. 이후 2009년부터 유통선진국인 영국과 이탈리아 등을 수십 차례 벤치마킹하고 국내 유통구조를 분석했다.
후레쉬센터의 특징은 산지직거래를 통한 유통과정의 축소다. 기존에 ‘생산자-산지수입상-도매시장-도·소매상인-소매유통’ 5단계로 이뤄지던 유통과정을 ‘생산자-이마트’ 2단계로 줄였다. 이를 통해 10~20% 가량의 가격인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이마트 측은 내다 봤다.
첨단 저장시설을 통해 신선식품의 저장기간을 늘려 가격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를 위해 유럽과 일본 등에서 사용되는 최첨단 저장시설도 도입했다. 후레쉬센터는 저장고 내 공기의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해 농산물의 노화를 억제하는 CA저장시설을 갖췄다. 생산량에 따라 과일과 채소의 가격이 널뛰기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에 보이는 효과는 사과, 한우 등 추석 물가의 절감이다. 올해의 경우 태풍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산지 사과시세가 20% 가량 올랐다. 하지만 후레쉬센터를 통해 생산원가를 낮춰 판매가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다. 비슷한 예로 이마트가 지난해 설립한 축산물 유통센터 미트센터를 통해 한우갈비세트도 10만원 미만에 시중에 나왔다.
최 대표는 후레쉬센터의 설립에 대해 “회사가 돈을 남기기 위해 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들처럼 쉽게 일하려면 어떻게든 후려치고 싸게 살 수도 있지만 왜곡된 유통관행을 새롭게 바꾸고 싶은 마음으로 어려운 길을 가는 것”이라며 “이마트의 힘으로 한국형 유통모델을 만들어보려는 충정을 알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