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도 위험하다?… 중동 반미시위 확산

입력 2012-09-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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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맨 이란 모로코 등서 시위 행진 이어져...FBI “미국내 극단주의성향 단체 경계 강화

▲한 이집트 시위자가 13일(현지시간) 카이로 소재 미국 대사관 근처에서 시위를 하며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카이로/AP연합뉴스

영화 한 편으로 촉발된 이슬람권 반미시위가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리비아, 이집트 등의 폭력 사태가 미국 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는 이날 공동 ‘정보 공람’을 통해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폭력 사태의 위험성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FBI는 특히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을 예의 주시하며 대규모 군중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것에 대비하도록 관계 기관에 지시했다.

한 정부 관리는 “폭력적인 성향의 단체들이 자신들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영화를 빌미로 삼아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와 리비아에서 시작된 반미시위는 현재 예멘 이란 모로코 등 이슬람권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은 14일 전국 주요 모스크에서 예배를 마친 뒤 영화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무슬림형제단은 평화 시위를 공언하고 있지만 폭력 시위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어 미국과 이집트 당국은 긴장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예멘 수도 사나에서는 시위대가 한때 미국 대사관에 난입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도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위스 대사관 앞에서 반서방 과격단체인 ‘이슬람학생협회’가 주도한 대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모로코 최대 도시 카사블랑카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모인 청년 300∼400명이 미국 영사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유엔본부 앞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을 일컫는 소수 살라피스트 그룹이 이끄는 시위가 열렸다.

세계에서 이슬람교도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집단행동이 나타나지 않았지만 정부 관리들은 국민에게 종종 시위로 발전하는 금요일 기도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주재 대사관에 40여명의 반 테러 엘리트 해병대부대인 FAST를 파견하는 등 이슬람권 외교 공관의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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