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해 보면 그 이유를 누구나 눈치챌 수 있을 듯하다. 애플은 물론 구글 야후 등 IT산업 역사의 이끈 3총사들의 주가와 시가총액이 뜬다. 구글에 대한 집요한 승부욕이 그대로 묻어난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을 선보이며 기업가치 성장을 기대했고 늘 자랑하고 싶었을 것이다. 애플 임직원들도 늘 아이폰에서 자사의 시가총액을 경쟁사인 구글와 비교하며 전의를 불태웠을 듯싶다.
구글과 애플은 MS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스마트생태계에서 맞서게 되면서 갈라선 상태다. 최근 공개된 아이폰5에서는 아이폰 초기부터 기본앱으로 제공됐던 구글맵과 유튜브가 선택사양으로 격하되기했다. 야후는 요즘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고 있지 못하나 닷컴산업을 일군 공로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잡스의 선택이었다면 제대로 적중했다. 2007년 연초 이후 최근까지 애플의 주가는 네 배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의 시가총액은 구글을 가볍게 넘어선 뒤 그 격차를 더욱 늘려가고 있다. 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지 못한 야후의 시가총액은 애플 대비 6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애플의 미래를 두고 낙관론이 여전히 우세하다. 스티브 잡스가 타계전 2~3년 동안 출시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로드맵을 이미 마련해뒀고 그 효과는 주가와 시가총액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잡스 타계 당시 500달러 안팎이던 애플 주가는 최근 700달러를 넘보고 있다. 그러나 ‘타도 애플’을 외치며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봉에 선 구글과 삼성전자의 협공이 만만치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윈도8이란 새 운영체제와 함께 윈도8 스마트폰, 태블릿 서피스 등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키 위해 안간힘이다.
아마존이란 다크호스의 맹활약도 눈여겨 볼 만하다. 2007년 이후 아마존은 나름의 생태계 구축에 애써왔다. 최근 시가총액은 구글의 절반에 불과한 상태나 주가만 보면 최근 4년여동안 애플과 가장 흡사한 흐름이 보여왔다. 2007년 아이폰 첫 출시 이후 이달 초까지 애플의 주가상승률은 400%에 가깝다. 아마존도 200%에 달했지만 구글은 고작 33%에 그쳤다.
포스트 애플 시대의 주역은 누가 될까. 구글·삼성 연합군은 지난해 눈부신 외형확대를 일궈냈지만 여러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의 부실한 운영이 개발자들에게 실망을 주기 일쑤였다. 또한 안드로이드 OS의 판올림 과정에서 과거 모델을 지원대상에서 빼버려 사용자들을 분노케 했다. 저가보급형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낮은 사양에다 작은 화면으로 인해 사용자는 물론 개발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말았다. 파죽지세로 시장점유율을 늘려왔음에도 구글의 주가흐름이 탄력을 잃게된 이유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킨들 시리즈를 통해 디지털 콘텐츠 유통 인프라를 장악했을 뿐만 아니라 초저가 보급형 태블릿 PC인 킨들파이어로 애플에 도전하고 있다. 아마존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80만여 권에 달하는 디지털 책, 10만여개의 영화와 함께 TV프로그램 게임 잡지 등을 유통시키고 있다. 아마존이 국내에 상륙할 경우 애플 이상의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 애플 뉴 아이패드에 버금가는 크기와 해상도를 지닌 킨들파이어 HD를 299달러란 초저가에 출시했다. 기기 값을 파격적으로 낮추되 고객들의 콘텐츠 이용에서 수익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고 새로운‘게임의 법칙’을 바꿨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잡스의 빈 자리를 아마존 장업자 제프 베조스가 채워갈 것이란 전망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 디지털콘텐츠 유통시장에 대한 아마존의 공략이 임박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구글이 이에 맞서 최근 구글플레이 한국마켓에 전자도서매장을 열었다. 국내 인터넷서점업계 역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애플이 국내시장에 준 충격 그에 버금가는 아마존 주도의 혁명적 변화가 임박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