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청두시 중급인민법원이 17일(현지시간) 오전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에 대한 공판을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앞서 중국 검찰은 지난 5일 왕리쥔을 직권남용과 반역, 수뢰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왕리쥔은 지난 2월 청두 소재 미국 총영사관에 진입해 차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노리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 몰락의 원인을 제공했던 인물이다.
보시라이는 지난 4월 당 기율 위반 혐의로 당 정치국 위원 자격이 정지된 후 현재 구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의 부인인 구카이라이는 지난해 11월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사형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왕리쥔 재판은 당초 예정보다 하루 일찍 시작됐으며 이날도 심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WSJ는 전했다.
법원은 국가 기밀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공판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번 재판은 왕리쥔이 지난 2월 미국 영사관으로 도피한 이유와 보시라이가 닐 헤이우드 살해에 관련됐는지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그같은 기대는 충족시키기 어렵게 됐다는 평가다.
구카이라이의 전례에 비춰 보면 법원은 왕리쥔 재판 심리를 빠른 시일 내 종결하고 1~2주 안에 선고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산당은 10년 만의 권력 교체를 앞두고 정치권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킨 보시라이 사태 마무리를 서두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왕리쥔 재판이 끝나면 보시라이를 형사재판에 넘길지도 조만간 결정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보시라이가 형사처벌은 면하는 대신 기율 위반과 관련해 당적 박탈 등의 처벌을 받는 것으로 사건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보시라이 사태로 불거진 정치 계파간 갈등은 정권 교체 과정에서 당 지도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