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회에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감면법안을 조속히 처리키로 했으나 건설업계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는 분위기다. 미분양 주택 가운데 중대형이 절반을 넘어서고 있어서다. 더욱이 가을철 신규 공급량이 늘어나 미분양에 관심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9일 양도세 감면안을 기획재정위원회에, 다음날에는 취득세 감면안을 행정안전위원회에 각각 상정키로 합의했다. 정부가 요구한 취득세·양도세 인하 적용시점의 소급적용(정책 발표시점인 9월10일)은 각 상임위에서 결정토록 위임했다.
이날 건설업계 한 임원은 “연말까지 취득세 50% 추가 감면하고 미분양 주택에 양도세를 5년간 면제한다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지는 확신하기 힘들다”며 “미분양 아파트는 중대형이 많아서 매수로 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온나라부동산정보포털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060가구다. 이중 85㎡초과 아파트는 3만4016가구(50.7%), 85㎡이하 아파트는 3만3044가구(49.3%)다. 수도권만 보면 미분양 주택은 2만9392가구이며, 그 중 85㎡초과는 1만7951가구(61.1%), 85㎡이하는 1만1441가구(38.9%)다.
아파트 거래량 추이를 보면, 여전히 85㎡이하 아파트의 인기가 높다. 올 8월 기준으로 5만98가구의 아파트가 거래된 가운데 85㎡이하가 3만9930가구로 전체 거래량의 79.9%를 차지했다. 85㎡초과 아파트는 1만168가구가 거래돼 전체 거래량의 20.3% 수준이다. 이로써 미분양 주택 가운데 중대형 아파트는 취득세·양도세 감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가을철 성수기를 맞아 내달까지 수도권에만 3만40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 주택의 인기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에 1만8508가구, 10월에 1만6108가구가 쏟아진다. 서울에서만 내달까지 5919가구가 공급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당장 부동산 경기상황도 좋지 않고 주택공급물량이 많아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혜택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을 비롯해 신규아파트 공급을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