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빈 킹 영란은행(BOE) 총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재정위기 사태를 맞아 비교적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미국 금융전문지 글로벌파이낸스가 지난달 공개한 중앙은행 총재 성적표에서 ‘B-’를 받았다.
이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B’보다는 낮지만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중국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과 같은 수준이다.
킹 총재가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영국 금융체계의 개혁이다.
킹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유로존 재정위기는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흐름으로 인해 영국 경제의 회복속도도 늦어졌다”고 밝혔다.
킹 총재는 “영국 금융계의 오랜 통념 가운데 하나는 하루 밤새 일확천금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이렇게 번 돈은 역시 하루 밤새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킹 총재는 ‘리보 조작 스캔들’과 관련해 영국 은행권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킹 총재는 “은행들은 단기간에 수익을 올리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고객의 이익을 위해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림픽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해 여러 해 동안 힘들게 노력하는 것처럼 성공은 결코 하루 밤새 이뤄지지 않는다”며 “은행 개혁에도 이런 논리가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킹 총재의 임기는 내년 6월에 끝난다.
한편 BOE는 총재를 공개 모집할 계획이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공정하고 열린 경쟁을 추구한다”며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영란은행 총재 모집 공고를 게재했다.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어데어 터너 영국 금융감독청(FSA) 청장과 폴 터커 BOE부총재 등이다.
어데어 터너 FSA 총장은 대학에서 파트타임으로 경제학을 가르치다 1979년 체이스맨해튼은행에 입사하며 금융계에 첫 발을 내디었다.
폴 터커 BOE 부총재는 2002년부터 BOE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활동하다 2011년부터 금융정책위원회에 잠시 몸담았다.
2009년 3월 BOE 부총재 자리에 임명됐다.
고위 공무원 출신인 거스 오도넬도 후보로 거론됐지만 지원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모집 공고에는 “총재는 영란은행을 이끌며, 통화와 규제 정책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통화정책위원회 및 금융정책위원회에서 의장직을 수행하고 내년부터 건전성규제청(PRA) 의장도 맡는다”고 기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