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1912~1993)의 유일한 혈육인 딸 불필(75) 스님이 아버지이자 스승인 성철 큰스님을 돌아봤다.
불필스님은 성철스님 탄생 100주년을 맞아 18일 발간한 회고록 ‘영원에서 영원으로’에서 가슴 절절한 가족사와 개인적으로 소장해왔던 성철스님의 법문과 편지, 사진, 친필 법문 노트 등을 공개했다.
속세의 나이로 올해 75세인 불필스님은 성철스님의 친딸이자 제자다. 불교계에서는 유명하지만 세상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10대 후반에 출가한 불필스님은 1961년 3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정식 비구니계를 받은 뒤 경북 문경 대승사 묘적암, 경남 합천 해인사 국일암, 지리산 도솔암 등을 두루 돌아다니며 수행했다. 현재 해인사 금강굴에 머물고 있다.
불필스님은 성철스님과 처음 대면했던 초등학교 6학년 당시를 “그때 아버지가 다정하게 대했더라면 아버지에 대한 집착을 놓지 못했을 텐데 매정하게 대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바다 속에 묻고 돌아설 수 있었던 것이다”라고 회고한다.
1954년 성철스님과의 두 번째 만남은 당시 열여덟 살이었던 불필스님이 출가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다.
“행복은 인격에 있지 물질에 있는기 아이야. (중략) 그라니 부처님처럼 도를 깨친 사람은 영원한 행복을 누리는 대자유인이고, 이 세상의 오욕락을 누리고 사는 것은 일시적 행복인기라.”(46쪽)
불필스님은 이날 오후 해인사 금강굴 문수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성철스님이) ‘영원한 행복과 일시적 행복이 있다’고 하실 때 나는 벌써 나의 생을 결정내버리고 말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항상 행복만 추구했지 영원한 것과 일시적인 것이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어요. 영원한 행복이라는 말에 바보가 아닌 이상 영원한 행복의 길로 가겠다고 결심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