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9.10대책이 되레 시장을 죽이고 있다. 주택 매매거래가 위축되고 있고,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등 부작용과 역효과만 나타나고 있다.
취득세-양도세 감면 법안 처리가 불발되면서 시장 혼선도 지속되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취득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 조치 시행시기가 확정된 이후 매수에 나서겠다며 잔뜩 움추리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손발을 맞추지 못하면서 정부 발표만을 믿고 거래에 나섰던 사람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사정이 급한 매도 희망자자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급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등 거래공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자이와 서초래미안 등 대형아파트는 최근 일주일새 매매호가가 5000만원 가량 하락했고, 관악·양천·중랑구 등에서도 1000만원 가량 몸값을 내린 매물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입주가 진행 중인 단지에서는 취득세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잔금 납부일을 미뤄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재건축 시장은 급매물 위주로 소량 거래가 늘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약보합세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공급면적 42㎡ 평형 급매물이 전주 5억9000만원에서 5억8000만원으로 1000만원 떨어졌다.
전세금 상승세는 여전하다. 중소형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추석 연휴 전에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가 활발히 움직였다. 이미 나왔던 전세 매물이 상당수 소진되고 재계약이 늘어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세제 개편 법안 통과가 계속 미뤄지면서 매수자들의 눈치보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감면 시기 확정 전에는 가격도 약보합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