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의 일본 국채 보유액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이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통계에서 6월말 현재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보유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2조엔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일본의 막대한 부채에도 불구하고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국채가 안전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6월말 시점에서 일본의 부채는 940억엔이었다.
일본이 발행한 국채에서 해외 투자자 비율은 8.7%로 비교 가능한 1979년 이후 최고였다.
지금까지 최고는 2008년 3분기말 시점의 8.6%였다.
해외 투자자들의 일본 국채 보유 비율은 리먼브러더스발 금융위기 이후 상승 기조를 이어왔다.
해외 투자자들은 올 2분기에 일본 국채를 5조1000억엔 순매수했다.
내역별로는 장기 국채는 5조9000억엔, 단기 국채는 7600억엔을 각각 순매수했다.
일본 국채 금리는 저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데다 엔고와 디플레 압력 때문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지표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0.800%를 기록했다.
지난 3월말 시점에서 0.985%, 6월말 시점의 0.830%에서 대폭 떨어진 것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사람들이 안전자산으로서 일본 국채를 사주는 것은 좋을 일”이라며 환영했다.
노린추킨종합연구소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연구원은 “유럽의 채무 위기가 계속되는 한 일본 국채에는 계속해서 일정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RBS증권의 이가와 유스케 채권 투자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의 국채 매입이 늘어나는 배후에는 각국 중앙은행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은 외환보유고를 다각화하고 있는데 엔화기준 자산으로 가장 안전한 것은 국채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행에 따르면 중국의 일본 국채 보유액은 작년말 현재 17조9540억엔으로 일본의 최대 채권국이었다.
해외 투자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19.6%로 가장 높았다.
일본 국채의 대부분은 일본 내에서 소화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어도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