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6년 앞둔 ‘신입’ 공무원 “딸과의 약속 지켜”

입력 2012-09-2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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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50살이 넘은 나이에도 9급 공무원 공개채용에 합격한 이재흥(54)씨가 시험에 뛰어든 이유는 바로 딸과의 약속이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6월 당시 필리핀 유학에서 돌아온 고등학교 1학년 외동딸과 ‘아버지는 공무원 공부를, 딸은 수능공부를 해서 좋을 결과를 얻자’는 약속을 계기로 ‘고시생’이 됐다.

그는 지난 7월 경기도내 9급 공무원 공개채용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해 지난달 3일부터 평택시 팽성읍사무소에서 재난·불법광고물 정비·환경정비 등의 업무를 맡고있다.

공직에 발을 들여 놓자마자 태풍 ‘볼라벤’, ‘덴빈’, ‘산바’가 한반도를 강타하는 바람에 10여일을 밤샘 근무를 해야 했다. 그런데도 그는 환하게 웃으며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50살이 넘어 공부를 시작해 뒤늦게 공직에 들어온 것을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천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합격비결을 소개하기도 했다. 시험과목 가운데 국사와 영어는 자신이 있었고, 국어와 행정학 등도 암기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공부를 시작한 1년 후인 2011년 5월 공무원시험에서는 낙방했다. 이후 1년동안 과목별로 서적을 7∼8권 구입해 권당 3∼4번씩 읽고 암기하는 등 하루 12시간씩 공부했다.

결국 딸과 약속한 지 2년 만인 지난 7월 말 9급 공무원 공채에 좋은 성적으로 합격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딸도 평택시 모 고교에서 전체 1∼2등을 하고 있어 올 수능시험에서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공무원시험에 합격해 처음으로 읍사무소 민원현장에 배치됐을 때 나이 때문에 고민했으나, 어린 선배 공무원들이 자세히 업무를 알려줘 잘 적응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앞으로 평택에 미군이 이전해 오며 평택 미군부대에서 카투사로 근무한 자신의 경험을 살려 미군과 평택시민의 문화·소통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씨는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와 보니 정년이 6년이 채 남지 않았더라”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월급도 받는 만큼 남은 기간 열과 성을 다해 시민을 위해 봉사하고 또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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