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시즌'기업인 초긴장] 19대 국회 첫 국감, 재계 총수 정면으로 겨냥한다

입력 2012-09-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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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와 일감 몰아주기가 표적…이건희·정몽구 등 증인채택 추진

▲이번 국정감사는 19대 국회의 첫번째이자 현정권의 마지막 국감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정권의 레임덕과 대선정국이 교집합을 이루는 만큼 기업을 향한 국회의 칼날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지난해 국정감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올해 국정감사를 준비하는 국회 각 상임위는 어느 때보다 민감한 분위기 속에서 분주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19대 국회 첫 번째 국정감사. 나아가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감이다. 여야 모두 대선을 코앞에 두고 국감을 치르는 만큼 공격적인 증인신청을 앞세워 단단히 벼르는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초선과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팽배하다. 국회 등원에 대한 당위성과 소속 정당 대선 후보에 대한 충성심 등이 판가름되기 때문이다. 이들이 구체적으로 대기업, 그 가운데 재계 총수를 겨냥하고 있다.

24일 국회 상임위 각 간사실에 따르면 본격적인 국정감사가 시작하기도 전,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국감의 최대 이슈는 순환출자구조금지를 바탕으로 한 경제민주화. 나아가 비정규직 문제와 기업의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4대강 사업에 대한 특혜 논란 등이 쟁점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올해 국감에서 대기업에게 화살이 집중되는 이유는 “더 이상 정권이 재계를 감싸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때문에 현 정권 들어 가장 많은 증인이 신청되고 있다. 대기업 총수도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기업에게 올 하반기 국회는 녹록치 않은 상대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20일 쌍용차 정리해고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도 이같은 분위기를 증명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은 이날 이유일 쌍용차 대표를 비롯해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을 국회로 불러 쌍용차 사태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갔다.

◇정무위 증인신청만 150여명= 먼저 국회 각 상임위는 증인 채택에 앞서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 집단 내부거래 현황 자료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따른 증인 신청도 공격적이다. 금산분리나 순환출자 문제, 일감 몰아주기, 4대강 특혜 등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의 이름이 거의 명단에 올랐다.

이석채 KT 회장 등을 비롯해 신세계ㆍ롯데ㆍ현대건설 등 대기업 회장, 대형 금융지주 회장 및 저축은행 대주주 역시 증인신청 목록에 올라있다.

올 국감에서 가장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상임위는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관련 증인신청이 쇄도할 정무위원회다. 정무위의 경우 민주통합당이 각 의원실에 자료를 바탕으로 취합한 결과 증인 수만 151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무위 이외에 기획재정위원회·국토해양위원회 등도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4대강 사업 담합 등과 관련해 대기업 총수에 대해 증인채택을 요구하고 있다. 상당수 총수는 상임위별로 증인채택이 중복되기도 한다.

지식경제위원회는 재계대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허창수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할 예정이다. 전경련은 최근 정치권의 재벌개혁 움직임에 반발하며 지경위 소속 의원들의 자료 요구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져 지경위 소속 의원들이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후문도 이어진다.

◇정쟁에 기업총수 이용=현 정부 최대의 국책사업이었던 4대강과 관련한 기업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 건설업체 CEO들 역시 국감 증인으로 신청된 상태다. 국토해양위에선 4대강 사업에 참여한 건설업체 CEO들 대부분 증인 목록에 이름이 올라있다.

노동문제도 관건이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상근 의원실 관계자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현안에 대해 기업의 입장을 철저하게 묻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주도권과 방향을 놓고 정치권과 재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아무래도 여당보다는 야당 의원들의 집중공세가 전망된다.

문제는 증인을 둘러싼 여야 간 줄다리기로 법안심의나 정책감사를 위한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또 각 상임위가 증인으로 채택하더라도 해당 인사가 불출석하거나 출석하더라도 의원들이 일방적인 호통을 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게 정가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나아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현안파악 중임에도 재계 총수를 국감장에 불러내려는 움직임도 이어진다. 정부 활동에 대한 입법부의 감시라는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나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게임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통합당 지식경제위원회 간사인 이원묵 의원실 관계자는 “지경위의 경우 지난 19일 증인채택을 위한 여아 마지막 협의를 마치고 구체적인 증인 신청 윤곽을 잡고 있다”며 “일감 몰아주기를 비롯해 대기업 CEO 등이 증인으로 신청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반면 국회의 막무가내식 국감증인 채택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진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국정감사 증인의 경우 특정 인물을 증인으로 신청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슈가 된다”며 “이런 이슈타기를 위한 막무가내식 증인신청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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